기아가 스팅어에 붙인 부제에 걸맞은 '장인정신'을 기울인 부분은 '퍼포먼스'로 요약된다.
전작에서 250마력대에 머물렀던 최대출력을 300마력대로 끌어올렸다. 그러면서도 연비(10.2km/ℓ)에서 손실을 보지 않는 방식으로 기술력을 입증했다.
변화로 체감되는 부분은 가속력이다. 직접 측정해본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제로백)은 6.5초였다. 런치 컨트롤(launch control) 기능을 적용했을 때의 기록이다. 정지상태에서 엔진 회전수를 끌어올린 뒤 급출발하는 런치 컨트롤 기능 없이 측정했을 때는 기록이 다소 느려졌다.
전작인 2.0리터 가솔린 모델에 비해서 1초 이상 단축된 가속성능이다. 반면 3.3 GT 모델과 비교하면 1초 이상 느리다.
두 모델이 자주 비교되긴 하지만, 제네시스(현대차)와 기아는 개발 단계부터 포지셔닝을 달리 계획했다. G70이 미드 사이즈 스포츠 세단을 지향한 반면, 스팅어는 장거리 투어링을 위한 고성능 쿠페인 GT(그랜드 투어러)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 같은 성향의 차이에서 기인하기 때문인 것인지 판매량 측면에서 G70이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호응이 컸던 반면, 스팅어는 해외 시장에서 반응이 좋았다. 마이스터 모델 이후 2.5리터 모델로 차별화한 스팅어가 지난 2월 한때 G70 판매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스팅어 2.5 모델의 퍼포먼스에서의 장점은 비단 급발진 성능뿐 아니라, 코너링 측면에서도 느껴졌다. 코너 구간을 진입할 때 차체가 안쪽으로 파고드는 조향감이 날카로운 느낌을 줬고, 반대로 코너를 빠져나갈 때 가속을 더하면 살짝살짝 미끄러지는 느낌이 아찔한 스릴도 맛보게 했다.
스팅어 3.3 모델이 자동차 경주 트랙(써킷)까지 감안한 차량이라면 2.5 모델은 그 직전 단계의 스릴까지만 허용하는 '입문용 스포츠카'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컨셉을 기반으로 실용성을 더한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유모차와 골프백을 동시에 넣을 수 있는 넉넉한 트렁크 용량이 장점이다. 패밀리카로 쓰면서 퍼포먼스를 즐기는 'GT' 정체성에 잘 부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