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명 참가에 21명 사망…中 간쑤 산악마라톤의 속사정

172명 참가한 100km 산악마라톤에서 21명 사망
행사 주최측 공식직원 한명도 없어
친구 소개나 초청으로 집행부 맡아
코스도 제대로 모른채 천으로 길만 표시
마라톤 산업 급성장 했지만 안전의식, 관련규정은 제자리

CCTV 캡처
172명의 참가자 중 21명 사망. 지난 22일 중국 북서부 간쑤성 바이인시 황허스린 지질공원에서 열린 100km 산악마라톤대회의 참혹한 결과였다.

사고 이후 내외신 매체들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참사로 이어진 바이인시 산악마라톤대회가 마라톤 산업은 급속하게 성장한 반면 이를 뒷받침할 안전의식, 안전요원, 관련규정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데 따른 인재라고 결론 내리고 있다.

20년 전만해도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올림픽 TV 중계를 통해서만 마라톤을 접했지만 중산층이 두터워지고 더 부유해지면서 도시 마라톤과 산악 경주의 인기가 급증했다.

특히 2014년 중국 육상협회가 마라톤 개최지역에 대한 승인 요건을 취소하면서 현(縣)정부 수준에서도 마라톤대회를 개최할 수 있게 됐고, 이는 마라톤 인구 증가와 거대한 마라톤 산업 발전을 이어졌다.

중국 육상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 중국에서 1,828개의 도로·비포장·산악마라톤 대회가 개최돼 712만 명이 참가했다. 산악마라톤대회만 해도 이 해에 418개가 열렸다고 하니 중국에서는 매일 산악마라톤대회가 열렸던 셈이다.

참가자들의 등록비, 기업 후원금, 장소 및 호텔 임대료, 교통, 방송 여행, 쇼핑 등이 어우러진 거대한 마라톤 경제의 효과가 알려지자 너도 나도 대회를 개최하고 일부 저개발 지역은 관광개발 전략의 일환으로 산악마라톤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과 행사 주최 측이 대회의 경제적 효과만을 중시하고 행사지원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꺼리면서 이번 사고는 언젠가는 일어났을 예정된 미래였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이번 황허스린 산악마라톤 행사를 주최한 간쑤 셩징(晟景)체육문화발전유한공사는 2016년에 500만 위안(8억 5천만 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돼 2018년부터 내리 4년째 대회를 개최했지만 사회보장제도를 적용받는 정식 지원은 한 명도 없었다.

중국 웨이보 캡처
특히 이 회사는 사고가 나자 22명의 직원 전원을 구조작업에 투입했다. 행사 진행 인력과 구조 작업이 구분되지 않았을 정도로 주먹구구였던 것이다. 이번 행사를 책임지고 있는 집행부조차 회사의 공식 직원이 아니고 친구 소개로 오거나 임시로 초청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코스 담당직원조차 깎아지른 절벽과 돌기둥, 협곡 등을 통과하는 대회 구간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단지 표지판을 세우고 붉은 천 조각을 돌이나 키가 큰 풀, 나무 등에 묶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강한 바람에 일부 표시가 날아가면서 선수들이 길을 잃고 헤매면서 피해가 컸다. 중국에서 마라톤 행사를 위해 임시직원을 고용하고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산악경주에서 구조대원은 뗄 수 없는 부분이지만 마라토너 보호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드물지 않은데 조직위원회가 비용을 절감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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