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한 아파트단지내 위치한 어린이집입니다. '0세 전용시설'이라는 안내 문구만 봐도 가정형 어린이집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린이집이 아닌 일반 가정집이 세 들어 살고 있습니다.
"여기 어린이집 혹시 운영을 하나 싶어서요?"
"아니요, 안해요. 저희가 전세로 들어왔어요. 2년 계약하고..."
[폐원 어린이집 원장]
"저희 어린이집이 파주맘이랑 이런 데서 되게 유명했던 곳이고 0세 전용 시설로 대기도 항상 많았었는데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대기하고 있던 분들도 집안에 봐주실 분들을 찾고 하면서 입소가 전혀 안되더라고요. 문의도 없고 있던 친구들도 이제 퇴소하면서 선생님들 급여도 줄 수 없는 상태가 되다 보니까 제가 그냥 엄마들한테 말씀드리고 폐원 결정을 했죠."
또 다른 어린이집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곳도 지난 1월부터 휴원에 들어갔지만 정부의 긴급돌봄 정책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로 문을 열고 있는 실정입니다.
장기 휴원으로 보육료 수입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보육교사 인건비 등 긴급돌봄을 위한 제반 운영비는 고정적으로 지출할 수밖에 없어 긴급돌봄을 지속하기도 어려운 상황.
정부 지원금도 원아수를 기준으로 지급됨에 따라 현실적으로 어린이집 운영에 별다른 도움이 안 된다는 겁니다.
[신연희 민간어린이집 보육교사]
"어머님들이 이제 가정양육을 하시면서 입소 대기를 취소하시거나 퇴소를 하시면 그마저도 이제 아이가 여기를 다녀야 보육료가 지원이 되니까 급여적인 부분에서 약간 불안감을 가졌죠. 고용적인 불안감이 안정화가 되어야지 아이들에게 양육이라든지 교육이 원활하게 잘 이루어질 텐데 그런 부분이 많이 아쉽죠."
[김혜순 민간어린이집 원장]
"저희 같은 경우에 교사가 10명, 보조교사 3명, 차량기사, 조리사 2명, 영양사까지 직원이 총 18명이에요. 이분들한테 저희가 갑자기 코로나 때문에 쉬라고 할 수도 없는 거고 이제는 그 아이들을 책임지는 교직원을 나라에서 책임져야 하지 않나."
한 해 동안 700여 곳이 문을 닫은 겁니다.
또 신학기 입학을 포기하거나, 가정양육으로 전환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어린이집의 폐원 사태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옵니다.
[이정우 경기도민간어린이집연합회 회장]
"부모님들이 밖에 나가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결국 어린이집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저희가 안정적으로 운영이 되어야 부모님들도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잘 맞물려야 하는데 ‘코로나 시대에 너도 나도 어려우니까 너희들도 좀 참아라’고 얘기를 하시는데 참을 수 있는 건 저희도 참습니다. 그런데 운영이 안돼서 매달 계속 적자를 몇백씩 안고 가는 원장님들이 전화해서 ‘나 이번 달까지만 하고 폐원해야 하는 건지 한번 생각 좀 해봐 달라’ 이런 전화하실 때는 정말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없어서 굉장히 답답하고 미안하고 현장을 지켜달라는 이야기를 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에 경기도의회는 경기도내 민간 어린이집을 지원하기 위한 지자체들과 협의를 시작하는 등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민간·가정 어린이집 살리기에 나섰습니다.
[경기도의회 권정선 의원(더불어민주당·부천5)]
"코로나로 다양한 직군의 지원정책이 있지만 민간, 가정어린이집은 소상공인에 들어가지 않는 교육단체라 소상공인 지원도 못 받고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거죠. 이건 대책을 좀 마련해 줘야 하는 거예요. 작년까지는 그렇게 했어도 올해는 개선해서 아이들이 전원 나오지 않더라도 교사 인건비가 해결이 되어야 하거든요. 제가 예전부터 이야기 했던 것이 원아당 지원하는 아동수당을 반별로 지원하라는 거예요. 그게 복합적으로 되지 않으면 민간, 가정어린이집은 아마 살아남기가 힘들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어린이집 감소에 따른 보육공백은 고스란히 부모들이 짊어져야 하는 만큼 보다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