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고법 형사9부(문광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전무후무한 범죄이며 범행 횟수와 피해자들에게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혔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전자장치 45년 착용, 신상정보공개 그리고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복지시설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해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검사도 인간이라 아무리 흉악범이라도 후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피고인에게는 측은한 마음이 느껴진다"면서 "하지만 조씨는 범행을 축소하거나 회피하는 데 급급할 뿐 고통 받는 피해자들에게 진정 어린 반성을 하지 않는다. 법정에서 피해자인 것처럼 진술하는 것을 보면 수사한 검사로서는 허탈한 웃음만 나온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구형에 앞서 피해자 측 대리인단은 피해자와 가족들이 보내 온 입장을 대신 읽으며 조씨와 공범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사건 발생 후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악몽과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피해자), '오늘 하루도 딸에게 더 살아줘서 고맙다는 마음 뿐이고 부디 이들을 사회에서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엄한 판결을 희망한다'(피해자 가족)는 내용 등이다.
조씨는 피고인 신문에서 자신의 범행에 대해 반성하고는 있지만 세간에 알려진 박사방 범행이 과장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계속했다. 그는 수사기관이 발표한 박사방 범행 피해자의 수, 범행 방식 등이 실제와 다르다고 주장하며 "수사기관은 실체를 파악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언론에 보도된 범행 규모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당연히 알았을 텐데 실제와 다르고 공표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 내내 비스듬한 자세로 앉아 또박또박 자신의 논리를 설명하던 조씨는 마지막 진술 기회에 이르러서는 "법이 저를 혼내주기를 마땅히 바라고 있다"며 "다만 부디 제가 악인의 전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성의 전례로 거듭날 수 있는 현실적인 시간을 부여해주시길 재판부에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울먹였다.
별개로 조씨는 추가 성착취 범행 및 범죄수익을 숨긴 혐의로 다시 한번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두 사건은 하급심에서는 시간차를 두고 재판에 넘어와 별도로 재판이 진행됐지만 항소심에 이르러서는 하나로 합쳐져 심리가 진행됐다. 재판부는 다음달 1일 조씨와 공범들에 대한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