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준비해 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칠 정도로 감정이 겪해지기도 했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남양유업에 가졌던 싸늘한 시선을 거두어달라며 불매운동을 멈춰달라고 읍소했다.
홍 회장의 '사퇴'로 오너리스크가 제거되면서 남양유업의 주가는 4일 한 때 28%까지 상승하며 상한가 43만 3000원 턱밑까지 치솟았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 최대주주로 지난해 말 기준 총 지분의 절반 이상인 51.68%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지분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과 함께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도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남양유업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신임 대표이사 인선 등 후속조치가 결정되면 알리겠다"고 말했다.
오너리스크를 털어냈지만 남양유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 넘어 산이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세종시로부터 세종공장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 사전 통보를 받은 상태다.
세종공장은 발효유뿐 아니라 분유와 치즈 등 유제품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곳이다.
남양측은 지난달 29일 저녁 세종시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남양측이 오후 늦게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서면으로 하기 어려우니 구두 진술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다음달 24일 청문회를 열고 남양유업의 의견을 청취한 뒤 행정처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도 진행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남양유업 본사 사무실과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영업 정지에 경찰 수사에 사면초가에 몰린 남양유업이 다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홍 회장의 '사과'에 걸맞는 '대안'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서용구 교수는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말로만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라며 "기업은 소비로 매일 투표를 받는 만큼 진정성을 보이면 매출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