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스토킹 피해자 보호·지원 강화할 것"

스토킹처벌법 시행 전이라도 피해자 보호 서비스 강화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만24세)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스토킹하던 여성과 일가족을 살해한 김태현에게는 '경범죄처벌법'이 의율됐다. '스토킹처벌법'이 오는 10월부터 시행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는 이같은 사각지대를 막기 위해 법 시행 전이라도 스토킹 피해자가 보호시설 입소 등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즉시 개선하기로 했다.

여성가족부는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여성폭력방지위원회 실무위원회를 열고 스토킹피해자 보호 및 지원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번 실무위원회에서는 민간위원과 정부위원이 법 시행을 앞두고 스토킹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과 추가적인 제도개선 사항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여성가족부는 스토킹처벌법 시행 전이라도 가정폭력, 성폭력 등 보호시설을 활용하여 스토킹피해자에게 숙식과 상담, 심신안정 및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의료지원, 법률지원 연계 등 필요한 서비스를 우선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토킹처벌법이 통과되긴 했지만, 피해자 보호보다는 가해자 처벌에 중점을 맞춰 피해자를 즉각 보호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회 논의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를 포함한 통합법 논의가 이뤄졌으나 스토킹 범죄 정의와 처벌 근거를 규정한 처벌법이 우선 제정됐다. 반의사불벌 조항이 남아있는데다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피해자 보호 명령을 신청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간 정부는 2018년 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 방지 종합 대책'을 수립해 추진해왔다. '젠더폭력 처벌 강화 및 피해자 보호･지원 확대'를 국정과제에 포함해 스토킹 범죄를 강력히 처벌하기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노력해오기도 했다.

아울러 2018년부터 가정폭력･성폭력 등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체계(상담소, 여성긴급전화1366 긴급피난처)를 통해 스토킹 피해자에게 상담과 일시보호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스토킹 피해자 상담은 지난해까지 5937건이 이뤄졌으며 긴급피난처 일시보호는 14명이 지원받았다.

여성가족부 김경선 차관은 "스토킹처벌법 제정으로 피해자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가 명확해진 만큼 한명의 피해자라도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지원 현장에서 서비스가 실효성 있게 제공될 수 있도록 사업운영지침 개정, 스토킹 피해자 지원 매뉴얼 마련, 홍보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 보완해 나가겠다"며 "현재 연구가 진행중인 스토킹피해자보호법안의 입법 추진도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