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 선거 참패의 원인 분석과 대안 제시에 있어 후보 간의 차별화된 시각은 좀처럼 부각되지 않는 반면, 상대 후보 흠집내기를 위한 과거사 언급 등 네거티브에는 차츰 무게가 실리는 형국이다.
민주당 당권을 두고 경쟁 중인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후보(기호순)는 26일 강원과 수도권지역 합동연설회와 TV토론회를 치렀다.
당원 등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한 마지막 연설이자 토론의 기회였지만 여전히 재보선 참패의 원인이 된 성비위에 대한 대응은 눈에 띄지 않았다.
현직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당 혁신을 위해 내놓은 당헌을 뒤집고 무리하게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낸데 대한 반성이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물론, 성범죄 시 공천을 하지 않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당헌 개정 작업 등에 대한 토론은 자취를 감췄다.
민심과 당심의 괴리로 불리는 정부·여당 심판 정서의 팽배에 대해서도 기존에 내놓은 평가를 되풀이하는데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사례에 대해서는 "1기, 2기 신도시를 할 때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것을 미리 예상하고 3기 신도시 발표 전에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불러다가 엄밀히 경고를 하고, 이런 LH 직원과 같은 도덕적 해이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견제하고 주의를 줬어야 했는데 너무 방심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무능에 대한 설명은 없이 LH직원의 부동산 투기 때문에 선거에 참패를 했다는 분석을 내놓은 셈이다.
쇄신 방안의 모호함 또한 해결되지 않고 있다.
송 후보는 당내 다양한 언로의 확보를 통해 당을 쇄신하겠다며 차별화에 나섰지만 잘 듣겠다는 것 이상의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현 정권 들어 발생한 이른바 '조국 사태'나 당·청의 주요 인사들의 부동산 투기나 전세값 인상 등 내로남불에 대한 깊이 있는 반성은 물론, 이러한 문제를 다루기 꺼려하는 당내 일각의 시선에 대한 비판 등도 보이지 않는다.
반면 경쟁자들의 흠결을 부각하며 상대적 우위를 점하려는 상호비방전의 성격은 점차 짙어지고 있다.
길게는 10여년 전인 2007년 대선을 전후해 이뤄졌던 과거의 발언이나 행동을 언급하며 자질론을 꺼내드는가 하면 최근에는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에 이어 자기자랑의 적절한 수위가 어디인지까지 설전의 소재가 됐다.
송 후보는 "홍 후보가 종합상황실장, 우 후보가 총무본부장을 지냈던 2012년 대선은 패배했지만 내가 총괄본부장이던 2017년 대선은 승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우 후보는 "'내가 있었기 때문에 됐다. 당신들이 있을 때는 지지 않았나. 정치는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다'라는 얘기는 오만한 자세"라고 비난했고, 홍 후보는 "(그런 발언을 한) 송 후보가 금도를 얘기하는 데 진짜 적반하장이다"라고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대선 책임론을 얘기했던 송 후보는 경쟁자들로부터 당대표로서의 자질에 대한 견제를 받고 있다.
우 후보는 "송 후보가 하는 얘기를 들으면 마치 백신이 뭔가 되면 내가 협상해서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게 얘기한다"며 "그런 태도 때문에 우리 정치권이 욕을 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후보도 "송 후보는 과거부터 뭔가 정권의 지지도가 높으면 같이 하다가 지지도가 떨어지면 차별화하는 정치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그런 태도들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