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장관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의 성패를 묻는 질문에 "실패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싱가포르 합의에 한반도 비핵화의 기본 원칙이 담겨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국이 다시 북한에 관여하기 시작하면 충분히 성과가 있다고 본다"면서 "상당히 출발점은 좋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대화의 조기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국 측 부정적) 언론 보도와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의 생각이 동일하지 않다고 본다"며 비교적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이 이전과 다른 점 가운데 하나로 한미간 완전히 조율된 전략을 바탕으로 북한을 설득하기로 한 것을 꼽았다. 그는 지난달 한미 2+2 공동성명에 이를 반영한 것은 우리 측 요청이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한 미국과의 협력을 외교적 거래로 접근하는 시각에는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백신 스와프라고 말하는데 그 개념보다는 서로 어려울 때 도와주는 차원에서 협의하고 있다"며 "어제 (국회 외통위에서) 말한 팬데믹 상황에서의 양국 협력은 외교적 분야에서의 논의와는 별개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우리나라가 어려운 수급 상황에서도 마스크와 진단키트 등에 대한 미국의 지원 요청을 흔쾌히 수락한 점을 거론하며 백신에 대한 거래적 시각을 반대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전시 여성인권에 대한 대표적 침해 사례로서 일본에 근본책임이 있음을 지적하며 "마치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하는 나라로 여기저기 다니면서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일본이 그럴 자격이 있는가"라고 따졌다.
그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재임시 비공개로 수차례 일본을 방문해 위안부 문제 등을 협의한 사실을 공개하며 일본 측의 고압적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그때마다 매우 현실적인 안을 갖고 갔는데 일본의 협상 태도에 상당히 놀라웠다. (그런 식으로) 일관되게 자기들 주장만 하면 협상을 깨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