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5월 9일 당시 남양유업 김웅 대표가 임직원 10여명과 함께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밀어내기와 갑질이 담긴 이른바 '욕설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남양 불매운동이 촉발됐던 것.
남양은 녹취록이 공개되자 즉각 김웅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진정성 없는 사과문'이라는 비판이 일면서 논란의 불씨는 점점 거세졌다.
1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였던 남양유업은 갑질 사태로 1천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고, 결국 국민들 앞에 사과했다.
8년 후, 불가리스 사태로 또 다른 악재를 맞은 남양유업이 다시금 '대국민 사과'를 준비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를 1회 음용할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남양유업 주가는 20% 넘게 치솟았고, 마트에서는 불가리스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
논란이 일면서 인터넷에는 과거 남양의 갑질 사태를 재조명하며 '남양이 남양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불매 운동이 거세지자 남양유업은 심포지엄을 개최한 지 사흘만인 지난 16일 '남양유업 입장 전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짧은 사과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남양은 "인체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아 효과를 단정 지을 수 없음에도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 점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양유업의 사과에도 논란은 갈수록 커졌다. 세종시는 지난 16일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2개월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사전 통보를 전달했다.
남양유업은 오는 30일까지 관련 의견서를 세종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행정당국의 영업정지 명령에 대해 남양유업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13년 갑질 사태 당시 때처럼 대국민 사과를 하는 점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 "전반적인 상황을 모두 놓고 검토중"이라며 "모든 상황을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남양유업 주식 부정거래와 미공개 정보 이용 정황이 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거래소 조사가 끝나면 금융감독원은 결과를 검토한 뒤 고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