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12일 당직자에 대한 폭행·갑질 논란에 휩싸인 송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를 위해 오는 19일 윤리위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서실장으로 활동했던 송 의원은 지난 7일 재보궐선거 개표 현장인 당사에서 자신의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단 이유로 당직자 두 명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한 바 있다.
당시 사무처 노조가 송 의원의 탈당과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 성명을 내자, 송 의원은 폭행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말을 바꿔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을 찾아가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징계 수위다. 국민의힘 윤리위 당규 제21조에 따르면 '징계는 제명, 탈당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4가지로 구분된다. 당 안팎에선 당직자를 폭행한 송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나 경고 수위 징계를 내릴 경우 '솜방망이' 징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최고 수위인 제명 처분을 내리더라도 당규 제21조 2항에 따라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위원회의 의결 후 의원총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당내 의원들 입장에선 송 의원의 제명을 찬성하자니 부담스럽고, 반대하자니 '제 식구 감싸기' 비판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탈당권유 징계의 경우엔 해당 의원이 의결 통지를 받은 10일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지체 없이 제명 처분된다. 열흘의 시간만 주어질 뿐 즉각 제명되면서 지역구 의원직은 유지하지만 강제 탈당으로 무소속 의원이 되는 셈이다.
피해를 당한 당직자들은 송 의원의 사과를 수용했지만 당 사무처 내에선 여전히 강경 기류가 흐른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폭행과 폭언을 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당사자 간 화해만으로 덮고 넘어갈 순 없다는 지적이다.
한 당직자는 이날 통화에서 "'조현아 땅콩 회항 사건'이 당사자끼리 사과와 용서로 마무리가 됐냐"며 "공인이라는 측면에선 오히려 조 부사장보다 선출직인 송 의원의 갑질과 폭행이 더 심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직자도 통화에서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하인 대하듯이 당직자들에게 서슴없이 발길질을 하느냐"며 "서울시장 선거 승리 직후 국민들은 이번 사태 처리 결과를 보고 우리당의 쇄신 의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의 미온적인 대처와 송 의원의 거짓말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사흘가량 지난 후 해당 사안을 윤리위에 회부했다.
송 의원은 사건 발생 초기엔 폭행은 없었다고 했지만, 논란이 거세지자 재차 말을 바꿔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사실상 '거짓 해명'을 한 셈인데, 이에 대한 사과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송 의원은 이날 수차례 통화 시도와 문자 연락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