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北제재 반성 "돈줄 조이면 핵무기 수출할 것"

대북제재 회의론 잇따라 "제재가 주민들에게 피해줘…신중히 접근해야"

브래드 셔먼 의원. 유튜브 캡처
최근 미국 의회에서 대북제재에 대한 회의론이 잇따르고 있다.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브래드 셔먼(민주당) 의원은 9일(현지시간) 재미동포 유권자단체인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이 주최한 포럼에 참석해 미국 정부의 북핵문제 접근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워싱턴의 모든 사람들이 지난 30년간 북한 핵문제 해결을 하겠다며 CVID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와 대북제재를 사용했지만 이들 두 수단은 북한에 핵억지를 전혀 주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핵폐기라는 말 자체도 너무 나갔다"고도 했다. 미국은 핵폐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 당시 북한이 양국간 불가침을 추구하던 때도 체니 부통령은 북한 침공을 꿈꿨었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그 같은 역사를 고려할 때 우리가 CVID를 추구하는 한 북한은 핵개발을 유지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제재뿐이기 때문에 우리는 덜 만족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미국 정부가 CVID의 C(complet, 완전한) 대신 I(incomplet, 완전하지 않은)를 넣은 IVID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달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 확인했다. 연합뉴스
그가 IVID를 주장하게 된 것은 북한의 핵무기 수출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지금 현재 북한은 다른 누구보다 더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거나 가지게 될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제재 때문에 돈이 필요하다. 어느 나라가 화폐는 없고 잉여물이 있다면 그 나라는 그 잉여물을 내다 팔려고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핵무기 수출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모두들 알고 있다. 그 어떤 나라도 핵무기를 수출한 적이 없다. 북한도 절실한 상황이 아니라면 핵무기 수출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가 그들을 더욱 절실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북핵을 동결시키고 북한에 다가서는 것은 세계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셔먼의원은 나아가 이제는 북미간 외교적 평화조약이나 평화선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북미간 군사적 대결을 해소하고 71년 동안 이어진 한국전쟁을 종식시켜야할 때라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군사적 문제 뿐 아니라 이산가족상봉 같은 인도주의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평양과 워싱턴에 북미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이 같은 내용들을 담은 포괄적인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와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앞서 앤디 레빈 의원(민주당)도 지난 7일 워싱턴 민간연구단체(CSIS)가 주최한 웨비나에서 미국정부의 대북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제재 자체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제재로 인해 북한의 주민들이 희생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 수단이 외교가 아닌 제재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었다"며 "그러나 그 같은 접근법은 작동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민들을 해치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제재로 인해 대북 인도적 지원까지 막히는 일이 없도록 제재 규정을 개선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VOA도 레빈 의원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북한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을 취하기 위해 노력 중이고, 북한이 수용할 의향이 있다면 중요한 인도적 지원 제공을 목적으로 한 국제적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는 국무부 관계자의 언급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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