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항체양성률 0.52% "실제 확진자보다 2배 높아"

수도권 인구 중 확진은 0.26%…실제 감염자가 확진자보다 2배 많아
2차·3차 유행에 잠복감염 규모 커진 상황
"4차 유행 길목, 집단면역 전까지 방역수칙 매우 중요"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정부가 지역사회 내 코로나19 감염자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수도권 주민을 대상으로 항체조사를 실시한 결과 0.52%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는 수도권 인구 중 확진자 비율인 0.26%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치이고, 지난해 국민건강영양조사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항체조사보다 양성률이 높았는데, 2차·3차 유행의 여파로 감염 규모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8일 "수도권 일반주민 중 지난 1월 30일부터 3월 3일 사이에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사람 중 5002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항체 양성자는 총 26명이 발견됐다"며 "수도권 지역의 항체 양성자 비율은 0.52%"라고 밝혔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몸 속에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항체 조사를 통해 전체 국민들의 감염 규모를 추산하거나, 방역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환자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권 부본부장은 "0.52%라는 것을 수도권 인구 전체에 대비해 추계해보면, 현재 발견된 전체 확진자 규모보다 약 2배 정도 수준"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명 발생해 1월 7일(869명) 이후 91일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8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준비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8일 0시 기준 수도권의 누적 확진자 수는 6만 8499명으로 수도권 인구(2592만)명 중 0.26%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따라서 방역당국이 파악한 확진자 규모보다 2배 정도 많은 확진자가 지역사회에 잠복해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또 지난해 4월 21일부터 12월 12일에 걸쳐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수집된 검체 5284건에 대한 항체가 조사 결과 양성자는 5명으로 항체양성률은 0.09%에 불과했는데, 이보다 훨씬 규모가 커졌다.

그 이유에 대해 권 부본부장은 "전문가들과 논의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에 이어 2차, 3차에 걸친 코로나19 집단유행의 영향이 누적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누적된 잠복 감염 규모가 커지며 항체를 보유한 사람의 숫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또 경기 지역의 항체양성률은 0.75%로 서울의 0.37%보다 높았는데, 방역당국은 수도권 내 지역을 구분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지만 경기 지역 주민들에게 더욱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이번 조사가 의료기관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명 발생해 1월 7일(869명) 이후 91일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8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권 부본부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내원한 분들이기 때문에 일반 주민보다는 항체 양성률이 높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더 나아가 코로나19 자체의 무증상 감염률이 40~50%에 달하기 때문에 항체가 양성률은 전체 발생규모와 비교할 때 예상보다 더 많이 누적돼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전체적인 발생 규모 자체가 큰 상황이므로 4차 유행의 길목에 있는 현재 집단면역 형성 전까지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을 철저히 준수하는 기본적인 방역수칙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이번 항체 조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수도권의 일반 주민 2천 명을 대상으로 항체 보유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방역당국은 군 입영 장정에 대한 항체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대상은 지난해 12월 24일~지난 2월 22일 사이 입영한 1만 253명이었는데, 항체 양성자는 21명(0.2%)이었다.

이는 지난해 9월 실시된 입영장정 항체 보유율 0.31%와 큰 차이가 없는 결과였다. 다만, 방역당국은 군 입영 장정 중 진단검사를 받은적이 없는데 확진된 경우가 8명 확인됐다며, 집단발생 지역 내 젊은 연령층의 방역수칙 준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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