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31일 열린 온라인 화상간담회를 통해 5기 위원회 공백에 따른 사무처 현안과 문제점을 공유했다.
방심위 민경중 사무총장은 "지난 제4기 위원회도 약 7개월 이상 늦게 구성돼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위원회 직무의 중요성을 상기하면 반복돼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이렇게 제5기 위원회 구성이 미뤄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마주하니 매우 안타깝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위원 교체기마다 심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설치법이 보완·개정돼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민 사무총장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심의 공백을 방지하고 방송·통신의 공공성·건전성 및 이용자 보호를 위해, 현행 방통위 설치법상의 임기 관련 규정이 후임자 선임시까지 전 위원이 심의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보완·개정되도록 국회 및 관계 부처와의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원 구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정치권을 향해서는 "처리해야 할 민원은 나날이 산적해 가는데 지금과 같은 심의 공백이 장기화되지 않기를 바라며, 특히 디지털성범죄 영상물로 인한 피해자 구제와 같이 매우 위중한 사안이 1분, 1초라도 시급히 해결될 수 있도록 위원 구성이 조속히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공백 기간에 접수된 방송 및 통신 민원에 대해서는 향후 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면 신속하게 해당 안건을 심의 상정해 처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무처는 △ 해당 방송프로그램 또는 유통정보 내용 확인, △ 민원 취지 및 해당 방송 또는 유통정보 내용 관련 심의규정 적용조항 검토, △ 필요 시 각 분과별 특별위원회나 법무팀 등 법률전문가의 법률 검토·자문 등을 진행 중이다.
전파성·확산성이 강한 탓에 유포 이후 골든 타임인 24시간 내 삭제·차단 등 초기 유통 방지가 절실한 디지털성범죄 정보 처리는 비상업무 체제로 전환됐다.
민 사무총장은 "매일 처리해야 할 불법촬영물 정보가 심의 공백으로 인해 급속히 확산·재유통되고 있어, 피해자 인격권과 그 가족의 삶이 파괴되는 등 또 다른 n번방 사태 재발이 우려됨에 따라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무처는 디지털성범죄 정보 심의 전담인력을 24시간 모니터링 및 사업자 자율규제 업무로 전환해 2032건의 디지털성범죄 정보가 삭제 조치됐다.
이밖에 디지털성범죄 정보 확산 방지를 위한 범정부 '공공 DNA DB'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 등 기술적 조치사항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가짜뉴스나 허위정보는 관계 기관과 협력해 최대한 차단할 예정이다.
민 사무총장은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사회혼란 야기 정보로 인해 국민들의 백신 접종률이 떨어질 경우, 방역당국이 목표로 삼고 있는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되는 등 심각한 우려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심의 공백기 동안 발생하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사회혼란 야기 정보에 대해서는 질병관리청, 경찰청 등 유관 기관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과학적·의료적 사실관계 확인 등 전문적 심의자료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방송·통신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심의체계 및 제도개선 사항에 대해서는 △ 해외 플랫폼 사업자와의 국제공조 강화, △ 인터넷 개인방송에서의 아동·청소년 보호, △ 서민경제 침해정보 대응, △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특성 연구 및 내용심의 방안 등 위원회가 구성된 이후 조직개편 등과 결부해 제도적 개선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