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형준 해운대 금싸라기 땅 헐값 매각 상대는…부동산 투자 파트너?

박형준 후보, 2005년 시유지 소유권 이전 등기 후 A씨에게 헐값에 매각
박 후보 아내 조모씨 기장군 청광리 땅 사들일 시기 A씨 아들 B씨도 인접 토지 잇따라 매수
임야와 도로 등 6개 필지는 조씨와 B씨 각각 지분 있어…공동 소유
박 후보 "너무 오래된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25일 오전 부산 진구 부전시장에서 선거운동 출정식을 갖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과거 해운대에 있는 시유지를 사 헐값에 되판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이 땅을 산 매수자의 아들과 박 후보 아내 조모씨가 기장군의 임야를 공동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3.24 CBS노컷뉴스 [단독]박형준 후보 부산시 공유부지 사 헐값 매각…왜?)

박 후보가 현재 시세로 90억원에 육박하는 금싸라기 땅을 헐값에 넘긴 거래 상대방 일가가 시간이 지나 박 후보 아내의 부동산 투자 파트너가 된 셈인데, 박 후보 측은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유지 소유권 이전 등기 직후 헐값 매각…부동산 업계 "가만히 있어도 오르는 땅을 왜"


박 후보는 지난 2001년 6월 부산시와 해운대구 중동 590.7㎡(178평) 면적의 시유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한 뒤 2005년 7월 26일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했다.

이 땅과 붙어 있는 똑같은 면적의 시유지는 2004년 6월 11일 서울의 한 건설사에 팔렸다가 같은 날 해운대에 사는 A씨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박 후보는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지 불과 3개월여가 지난 같은 해 11월 4일 자신의 땅을 A씨에게 곧장 매각했다. 매매대금은 5억원이었다.

앞서 농협에서 박 후보 땅에 대한 담보대출 근저당 금액을(대출금의 120%~130%) 7억원으로 설정한 것으로 미뤄 보수적으로 봐도 은행에서 산정한 시세의 대략 80% 가격에 땅을 판매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아내의 미술관 부지로 생각하고 샀던 땅인데, 다른 부지를 확보하면서 애초 사용목적이 사라졌었다"며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었고, 투자를 목적으로 샀던 땅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가격에 판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토지의 등기부등본. 박 후보는 2005년 7월 26일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한 뒤 같은 해 11월 7일 매수자에게 넘겼다.
박 후보에게 땅을 산 A씨는 2년 뒤인 2007년 9월 두 필지를 합병했다. 현재 부지 위에는 부산에서도 내로라하는 식당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땅 주인은 여전히 A씨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해운대해수욕장과 가깝고 대로를 끼고 있는 비슷한 조건의 이 일대 땅은 현재 3.3㎡ 당 5천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의 말을 토대로 박 후보가 판 땅의 현 시세를 단순 계산해보면 89억원이 나온다.

실제, A씨가 박 후보로부터 산 땅에서 도로 맞은편의 415.8㎡(126평)면적의 건물이 지난해 6월 74억5천만원에 거래됐다.

한 부동산중개인은 "당시에도 해운대해수욕장 주변에 대로를 접하고 있는 땅은 그냥 둬도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었을 텐데, 시세보다 싼 가격에 판매했다면 무슨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아내 2015년~2016년 기장군 청광리 일대 토지 대거 사들여…비슷한 시기 A씨 아들도 인접 토지 잇따라 매수

박 후보와 아내 조씨는 2015년~2016년 사이 기장군 일광면 청광리 일대 대지와 토지, 임야 등 10여필지를 사들인다. 면적으로는 4342.8㎡(1316평) 가량이다.

이 중에는 박 후보 명의의 땅도 있다. 박 후보 측은 "김종학 미술관 건립을 위한 부지를 산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비슷한 시기 제조업과 부동산임대업 등을 하는 B씨도 청광리 일대 토지와 임야를 순차적으로 사들인다. 지분 투자를 포함해 등기부등본상 확인되는 필지만 9곳이다.

눈에 띄는 점은 B씨가 산 대부분의 땅이 박 후보 아내 조씨 소유 땅과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B씨는 다름 아닌 박 후보로부터 헐값에 땅을 샀던 A씨의 아들. A씨는 현재 아들인 B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에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사시장 후보가 지난 1월 주거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박중석 기자
특히, 조씨와 B씨는 각자 소유한 토지의 접경지 임야나 도로를 지분을 분할하는 형태로 10여명과 함께 공동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등기부등본상 조씨와 B씨가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는 땅만 도로 4필지, 임야 2필지 등 6곳이나 된다.

시유지를 사 헐값에 판매한 거래 상대의 가족이 10년 뒤 아내의 부동산 투자 파트너가 된 셈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후보가 너무 오래된 일이어서 정확히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기장군 토지는 미술관 건립을 위한 부지 마련이 목적이었지, 투자의 성격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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