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각 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전세대출과 주담대 총량을 점검하는 동시에 증가세 억제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장기 국채금리 등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 부동산 관련 대출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대출 총량 관리를 당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09조 9천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조 7천억 원, 4.5%나 늘어났다.
같은기간 이들은행의 주담대 잔액도 482조 3천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조 5천억 원, 1.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시행된 임대차3법 영향으로 전세가격이 급등하고, 그 영향으로 매매가격 역시 덩달아 뛰면서 관련 대출 규모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이르면 이번달 공개될 가계대출 관리방안 역시 가수요를 불러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차주별 40% 일괄적용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행 은행별로 40%가 적용되고 있는 DSR을 차주별로 일괄적용하면 향후 신규나 추가대출을 원하는 만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이에따라 미리 관련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도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미 임계점에 다달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려는 금융당국의 움직임에 따라 각 은행들도 선제적으로 우대금리 하향 조정 등으로 대출 총량 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 5일부터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연 0.2%포인트 인하했고, 우리은행도 오는 25일부터 같은 성격의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연 0.2%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농협은행 역시 주담대 상품 최초 신규고객에게 적용하던 연 0.2%의 우대금리 조항을 삭제했고, 단기변동금리를 선택했을 때 적용하는 우대금리도 연 0.2%에서 0.1%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 1천억 원으로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1천조 원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