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한명숙 사건' 檢 결론 뒤집기 대신…고강도 합동감찰 '견제구'

대검 확대회의 '불기소 결론'엔 손 안대
'결론 뒤집기' 대신 비판적 입장 표명
고강도 합동감찰 카드 꺼낸 박범계
한명숙 사건 수사 과정부터…
확대회의 내용 유출 경위까지 감찰 대상
"직접수사 부당 관행 개선할 것"

박범계 법무부 장관. 박종민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2일 '한명숙 재판 모해위증 교사 의혹'과 관련해 논란의 검찰 수사과정부터 대검찰청의 무혐의 결론에 이르기까지 전반을 감찰하고, 이를 토대로 검찰의 직접수사 관련 부당한 관행을 고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최근 '불기소 결론'을 내린 대검 부장·고검장 회의의 내용이 특정 언론을 통해 유출된 정황도 지적하며 해당 유출 경위까지 법무부와 대검 합동 감찰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절차적 정의가 문제됐던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절차적 정의가 의심받게 되어 크게 유감"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대검 부장·고검장 확대회의 사흘 만인 22일 입장문을 내고 이 같은 '고강도 합동감찰 방안'을 내놨다.

박 장관은 확대회의에서 내려진 '불기소 결론'에 대한 직접적 지휘를 내놓기 보다는 이 회의 과정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기존 대검의 무혐의 결론의 적정성을 심의하는 이 자리에 모해위증 교사 의혹을 받는 검사가 직접 참석한 점, 비공개 회의 결과가 언론을 통해 유출된 점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015년 8월24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전 지지자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당 회의의 불기소 결론에 대해선 "회의 당일 제한된 시간 내에 방대한 사건기록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하고 보고서와 문답에 의존해서 내린 결론이라면, 조직 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검사에 대한 편견,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임에도 재소자라는 이유만으로 믿을 수 없다는 선입견, 제식구 감싸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비판적 시각을 내비쳤을 뿐, 결론을 뒤집는 추가 지휘는 하지 않은 셈이다.

그는 대신 방대한 범위의 '감찰 카드'를 꺼내들었다. 법무부가 언급한 합동감찰 대상은 "2010~2011년 사건의 수사 및 공판과정 전반은 물론, 작년 위 사건 관련 민원의 배당, 조사, 의사결정, 그 이후 최종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위 사건 관련 처리 과정 전반에서 드러난 다양한 문제점"이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황진환 기자
최초 사건 수사 과정부터 최근 확대회의까지 모두 감찰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박 장관은 구체적으로 "사건처리 과정에서 확인된 인권침해적 수사방식, 수용자에게 편의제공 및 정보원으로 활용한 정황, 불투명한 사건관계인 소환조사 정황, 이 사건 민원접수시부터 대검의 무혐의 취지 결정 그리고 대검 부장회의 내용의 언론유출 등 절차적 정의가 훼손된 점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의 엄정한 합동 감찰을 통해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감찰의 최종 목적에 대해선 "감찰 종료 후 검찰국과의 협의는 물론, 민간이 참여하는 공청회 등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국민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직접수사 및 검찰 문화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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