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월 9만 9천원 멤버십 출시…원하는 목적지 '콜'·수요 지도·단골 관리 혜택
1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반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월 9만 9천 원짜리 정액 상품 '프로 멤버십'을 출시했다.
'프로 멤버십'에 가입하면 택시 기사가 원하는 목적지 콜을 빠르게 확인해 주는 '목적지 부스터' 기능을 쓸 수 있다. 이는 택시 기사가 특정 장소로 이동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해당 목적지의 호출 목록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택시 기사가 서울 마포구 쪽으로 이동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목적지가 마포인 손님의 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주변의 실시간 콜 수요 지도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멤버십 혜택 중에 하나다. 콜이 많은 곳은 짙은 색으로 표시해 수요가 많은 곳을 빨리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단골 승객이 택시를 찾으면 알려주는 '단골 손님 관리' 기능도 있다. 단골로 등록한 승객이 있으면 알림을 주고, 단골이 가까이서 택시를 부르면 우선 배차해주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 기사마다 플랫폼 사용 방식이 다양해 각자의 수요에 맞춰 멤버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며 "멤버십 가입 여부에 따라 콜 받는 것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며, 해당 상품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카카오T 택시는 기존과 동일하게 이용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택시 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무료 일반 호출을 내세워 국내 택시호출 시장의 80%를 장악한 카카오가 일방적으로 유료화를 시도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를 중단하지 않으면 카카오 택시 호출 거부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독점적 지배시장 지위를 악용한 시장 교란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들은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 '카카오T블루' 이외의 일반회원 택시에 대해 무료 콜을 일방적으로 중단 예고하면서 업무제휴라는 형식을 통해 고율의 수수료를 납부할 것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가맹이 아닌 일반회원 카카오 택시의 호출 수수료 부과까지 염두에 두고 사전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택시 기사는 "당연히 돈 내고 가입한 사람엔테 먼저 콜이 가지 않겠냐"면서 "그러다 보면 다들 콜 한 번이라도 더 받으려고 하나둘 가입할 텐데 어떻게 나 혼자 가입 안 하고 배기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멤버십대로라면 기사들이 원하는 콜만 골라잡는 승차 거부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게 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VCNC(타다), 우버코리아테크놀로지(우버),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 등 국내 가맹 택시 주요 사업자에 카카오T를 통한 콜을 받으려면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내용의 업무 제휴를 제안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 'KM 솔루션'과 대구의 택시운송 가맹 사업자 '디지티모빌리티'는 택시회사에 관리·재무 회계 시스템 등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카카오T블루 택시 수익의 20%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있다.
택시회사가 카카오T에 배회 영업 데이터를 제공하고 '카카오T'를 광고해주는 대가로 받는 돈을 제외하면 최종 수수료는 3~4%가량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들 단체는 "택시 산업 보호와 이용 승객의 권리보장을 위해 카카오의 행태에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는 고율로 설정된 가맹택시 수수료 부과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지금까지 카카오T 서비스가 승객에게 맞춰져 왔다면, 이번 멤버십은 택시 기사의 영업 관리 서비스 개선을 위한 것"이라면서 "배차 서비스적 아이디어와 데이터 및 AI 기술을 더해 기사분들의 영업 편의성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택시 호출을 먼저 보여주긴 하지만, 무조건 배차해 주거나 콜을 더 많이 주는 형태는 아니다"라며 "택시 기사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옵션 서비스로 선택 사항"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