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글로벌 공장가동률 10년만 최저…코로나 여파

기아 국내 가동률 15년만 최저, 현대차 러시아만 100% 가동
매출은 호황…현대차 100조‧기아 최대치, SUV 인기 힘입어
정의선 어제 직원 소통…"성과급 불만, 수익성 해결되면 보상"

수출 기다리는 완성차들. 연합뉴스
현대차와 기아의 2020년 글로벌 공장 평균 가동률이 8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매출은 좋은 실적을 거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익성 개선을 전제로 최근 직원들의 성과급 불만에 확실히 보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대차‧기아의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글로벌 공장 가동률 평균은 84.1%, 기아는 74.5%로 각각 집계됐다.

가동률은 해당 기간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이다. 양사의 공장 가동률 평균은 2019년(95.3%) 대비 15.4% 포인트 줄어든 79.9%였다.

이는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공개된 2011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2014년과 2015년 105.0%를 기록하는 등 2011년 이후 100% 이상을 유지하다가 2017년 98.5%, 2018년 96.5%, 2019년 95.3% 등 90%대로 내려앉은 뒤 작년에는 아예 80% 미만으로 떨어졌다.

현대차만 놓고 보면 작년에 러시아 공장(109.6%)만 유일하게 가동률 100%를 넘겼다. 국내 공장 가동률은 92.9%였고, 북미 공장 가동률은 72.6%, 인도 74.5%, 체코 72.3%, 브라질 71.7%, 터키 68.6% 등이었다.

기아의 국내 가동률은 85.3%로, 2005년 80.9%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나마도 국내 공장의 가동률이 가장 높았다.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률이 81.3%였고, 코로나 여파로 한때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률은 65.9%에 불과했다. 멕시코 공장과 인도 공장의 가동률도 각각 51.7%와 54.0%에 그쳤다.

이에 따라 작년 현대차·기아의 생산 실적은 533만8048대를 기록했다. 2019년(615만3664대) 대비 13.3% 감소했다. 현대차의 생산량이 315만3971대로 15.6% 감소했고, 기아가 218만4077대로 9.6% 감소했다.


하지만 양사의 매출액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 줄어든 103조 9976억 원으로, 2019년에 처음 연간 매출액 100조 원을 넘은 데 이어 2년 연속 100조 원대를 달성했다. 기아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59조 1681억 원의 매출을 기록,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레저의 유행으로 RV(SUV+밴)의 판매가 상대적으로 늘었고, 제네시스도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선전했다. 이들 차종들은 고부가가치 차량들이라 실적을 견인했다.

자동차 산업 전반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양사가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고, 시설 투자는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

현대차·기아가 작년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현대차 3조 1086억 원, 기아 1조 6730억 원 등 총 4조 8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현대차의 연구개발비가 전년 대비 2.3% 늘어난 반면 기아의 연구개발비는 5.4% 줄었다. 양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2.9%로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연구개발비를 제외하고, 현대차와 기아가 작년 공장의 신제품 개발과 공장 신·증설, 보완 투자 등에 투자한 비용은 현대차 6조 3852억 원, 기아 1조 6698억 원 등 총 8조 550억 원이었다. 이는 2019년과 비교하면 41.1% 늘어난 수준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E-GMP 전용 전기차를 비롯한 신차 출시와 보완 투자 등에 총 8조 7586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시장 74만1천500대, 해외 시장 341만8천500대 등 총 416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기아는 292만2천대를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한다는 목표를 각각 세웠다.

현대차는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전용 전기차 브랜드인 아이오닉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안착,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기아 역시 전용 전기차 EV6를 포함, SUV 위주의 신차 출시를 통해 2025년까지 RV 판매 비중을 6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6일 직원들과의 온라인 타운홀 미팅을 통해 "성과급 이슈에 대한 논란 알고 있다"며 "올해 수익성이 개선되면 보상을 정확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SK하이닉스에서 성과급 논란이 일면서 현대차그룹사 내에서도 비슷한 불만 제기가 있었다. 2019년부터 회사가 좋은 실적을 냈는데도 오히려 성과급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직원들의 불만사안에 대해 적극 소통하는 한편, 최근 '품질 이슈'가 논란이 된 데 대해선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건 뭐든 받아들여야 한다"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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