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에는 작년 11월 동아제약 채용 면접을 본 여성 지원자라고 밝힌 사람이 인사팀장으로부터 "○○씨는 여자라서 군대에 가지 않았으니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나, 동의하냐"는 질문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사측은 해당 팀장을 징계했다.
취업준비생 이모(27)씨는 이번 사태를 보고 자신의 면접 경험이 떠올랐다.
이씨는 13일 "다른 남성 지원자들에게는 업무 관련 질문을 해놓고 여성인 나에게만 '체력이 약할 것 같은데 야근을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했다"며 "모든 지원자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면 모를까 여성인 나에게만 물어봐 차별로 느꼈다"고 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성차별 면접 경험담이 쏟아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페미니스트면 남자 직원과 잘 어울릴 수 있나', '여자인데 기가 세 보인다는 말을 들은 적 없나' 등의 질문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관계부처에서 성평등 채용 안내서나 지침을 내놓고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돼 채용상 성차별을 처벌할 법적 근거도 마련됐으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성차별 관행이 만연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업의 채용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고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은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하지 않는 건 기본인데 이조차 지켜지지 않는 것을 보면 채용 과정 자체가 정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기업이 채용 체계 전반을 재정비하고 면접담당자 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장은 "면접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받은 일을 개인의 불쾌한 경험으로 축소해선 안 된다"며 "동아제약은 자체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