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인 주가 35달러를 훌쩍 뛰어넘어 40% 이상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 99조 7000억의 '대기업'이 됐다.
계속되는 적자로 망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던 쿠팡. 그야말로 '거위의 꿈'을 이룬 쿠팡 김범식 이사회 의장은 '적자 기업'이라는 세간의 비난에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김 의장은 "적자가 아니라 투자였다"며 "새벽배송과 같은 혁신에 계속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쿠팡은 이날 상장으로 100조에 가까운 시가총액을 기록해 국내기업 중 삼성전자(489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몸값을 올렸다.
지난 2010년 첫 발을 내딛은 쿠팡은 로켓배송이라는 '혁신'을 업계에 도입했지만 이로 인한 누적 적자만 4조원에 달한다.
뉴욕 증시 상장으로 5조원에 달하는 '실탄'을 장전한 쿠팡은 지금과 같은 "계획된 적자" 상태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쿠팡이 제출한 상장신고서에 "7개 지역에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데 8억 7000만 달러, 한화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대구 메가물류센터를 포함해 대전과 광주 등 6곳의 물류센터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5년까지 총 100만평 규모의 풀필먼트 센터를 신설하겠다는 쿠팡은 이를 통해 전국을 로켓배송 생활권에 두겠다는 목표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물류센터 10km안까지 커버가 가능하다.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2014년 로켓배송 생활권 소비자는 259만명이었다. 현재는 3400만명에 달한다.
물류센터가 추가로 7곳이 완공되면 전국이 사실상 로켓배송 생활권에 들어온다.
전날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혹은 오후에 집 앞에 배달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경험하며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지?'라고 되묻게 되는 것.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최근 3개월 간 쿠팡에서 한 가지 이상의 제품을 산 사람은 모두 1485만명이다. 이 중 쿠팡의 충성 고객인 '로켓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모두 470만명으로 32%에 달한다. 고객을 자신의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Lock in) 효과를 제대로 발휘했다는 평가다.
숙명여대 서용구 경제학과 교수는 "쿠팡은 투자자들로부터 한국의 아마존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시가총액 100조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의 선두기업이라는 이미지로 프리미엄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마존의 경우 현재 미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45%인데 한국의 아마존을 표방하는 쿠팡도 세 배 가까운 성장을 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확신을 받은 듯 하다"며 "현재 1500만명의 쿠팡 고객이 올해는 2천만명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