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과 청와대는 수사청 신설에 대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공개 반발에 대해 내심 못마땅해 하면서도, 이른바 '추·윤 갈등' 이후 검찰과의 대립이 다시 전면에 부각되는 것은 여권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당청의 차분한 대응…'선거 전' 의식한 듯
민주당은 일단 차분하게 대응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임기를 4개월 남겨둔 검찰총장의 말씀이고, 국회의 역할은 충실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으로서 검찰 구성원이 가진 불만을 말했으니, 국회도 검찰개혁을 위한 국회의 입법 역할을 다 하겠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당청은 대신 윤 총장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당에서 통일된 법안이 나온 것도 아닌데, 윤 총장이 향후 있을 당정 협의회나 공청회도 아닌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불만을 표출한 건 절차적으로 옳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당청은 지난해 당시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으로 국정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 선거를 앞두고 검찰과 갈등을 빚는 모양새가 국민에게 피로감을 준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속도조절론' 논란이 '선거 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주장한 강경파를 향한 경고였다는 해석이 나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당 특위는 오는 4일 전체회의를 열어 수사청 설치에 대한 검찰의 공개적 반발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검찰개혁 특위가 모레(4일)쯤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라며 "그때 논의해서 좋은 결론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내선 윤 총장 '정치행위' 지적도
당내에선 향후 윤 총장의 행보를 주시하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당에서 공청회도 할 텐데 검찰은 그때 의견을 제출하면 될 것 아니냐"며 "윤 총장이 저런 식으로 하는 건 완전히 정치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총장은 수사청 신설에 대한 일선 검찰청의 의견도 취합해 조만간 입장을 내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