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90cm 폭설…동해안 제설작업 총력
2일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서는 이른 새벽부터 제설차량들이 쉴새 없이 도로가에 눈을 치우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겨울내내 눈이 내리지 않았다가 봄철에 폭설이 쏟아지자 각 지자체들은 가용할 수 있는 제설장비를 총동원해 대대적인 제설작업에 나섰다.
오후 들어 눈발이 약해지고 햇볕도 들면서 도로가에 파묻혔던 차량들도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또한 이날 낮 기온이 영상을 보이면서 도심 속 아스팔트도 점점 제 모습을 드러냈다.
주민 김석우(80)씨는 "한동안 눈이 내리지 않았다가 오랜만에 눈이 내린걸 보니 반갑다"며 "식수난 해결과 산불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제설작업을 하던 또 다른 주민 이용후(70)씨는 "아침에 나와서 쌓인 눈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새벽 6시부터 나와서 눈을 치우는데 벌써 5번 정도 눈을 치우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대설특보가 모두 해제되면서 동해안 대부분 지역에서 눈은 그친 상태다. 지난 1일부터 내린 눈은 미시령 89.8cm, 진부령 76.2cm, 속초 설악동 71.8cm, 고성 현내 40.9cm, 북강릉 37.4cm, 대관령 31.3cm 등을 기록하고 있다.
3.1절 연휴 마지막 날 폭설이 쏟아지면서 도로가 통제되고 눈길에 수백여 대의 차량이 고립되는 등 피해도 속출했다.
고성~인제 간 미시령 옛길과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로 향하는 평창의 군도 15호선은 지난 1일부터 이틀째 전면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부분 통제가 이뤄졌던 국도 44호선 한계령과 국도 46호선 진부령은 이날 정오부터 정상적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4시 40분부터 동해고속도로는 폭설에다 귀경차량이 몰리면서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한 채 멈춰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속초 노학1교와 노학2교 등 일부 구간에는 차량 수백여 대가 그대로 고립됐다 8시간 만에 운행이 재개됐다.
폭설로 인한 정전피해도 접수됐다. 강릉 성산면 보광리에서는 400여 가구가 정전됐으며, 양양지역에서도 면옥치리 마을 일대가 정전돼 한국전력공사에서 복구가 진행 중이다. 또 강릉과 고성 등 지역에서는 비닐하우스와 축사 붕괴 등 각각 13건, 18건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 57분쯤 속초시 대포항에서는 정박해 있던 1.02t급 A호(동진호)가 폭설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침몰했다. 침몰이 발생한 지역에는 지난 1일 오전 8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23.6cm의 눈이 내려 쌓였다.
이날 오후 3시 대설특보가 해제됨에 따라 강원도는 2단계로 운영 중이던 재난안전대책본부 단계를 해제했다. 18개 시군 지자체 공무원들은 평시 체제로 들어가 제설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날 8군단과 22사단 등 군인력 200여 명은 제설작업에 투입돼 힘을 보탰다. 양양군은 한국도로공사에 빵과 우유, 생수, 담요 등 물품을 지원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설 특보는 해제됐지만, 이미 많은 눈이 내려 쌓여 있고 저녁까지 약하게 눈이 지속되는 곳이 있겠다"며 "도로가 매우 미끄러운 곳이 많겠으니 교통안전과 보행자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