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노동시장 미스매치로 실업률↑…고착화 가능성"

"산업간 노동수급 불균형 지속 가능성"

2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및 종사자를 위한 2021년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가 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실업급여 지급액이 12조원에 육박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1월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11조8507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최대 기록인 2019년 지급액 8조913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새해 들어서도 고용 사정이 좋지 않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 1월 취업자 수는 2581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98만2천명 줄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취업자 감소는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1999년 4월)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 기간이다.

1월 취업자는 숙박·음식점업(-36만7천명), 도·소매업(-21만8천명),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10만3천명) 등에서 많이 줄었다.

서비스업에서 줄어든 일자리가 89만8천명에 달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채용규모 축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황수빈 과장은 1일 '코로나19 이후 노동시장 미스매치 상황 평가' 논고에서 코로나 고용 충격과 관련해 "실업률과 빈일자리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노동시장 효율성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고용충격은 산업별로 차별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산업간 노동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빈일자리(구인)/실업자(구직)의 비율을 나타내는 구인배율을 직종별로 보면 관리자, 전문가 등이 속한 고숙련 직종에서, 산업별로는 서비스업에서 구인배율이 낮은 수준이다

저숙련 직종은 지난해 4분기 구인배율이 0.13배였으나 고숙련 직종은 0.08배에 머물렀다. 작년 4분기 제조업 및 건설업의 구인배율은 각각 0.29배, 0.35배였으나 서비스업 및 대면서비스업은 각각 0.18배, 0.15배 수준에 그쳤다.

한은은 특히 코로나19 이후 산업간 구인‧구직 격차 확대, 노동시장의 효율성 저하로 미스매치 지수가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미스매치 지수는 ‘18~19년 평균 6.4%에서 ’20.1분기 6.9%, 2분기 7.3%, 3분기 9.2%, 4분기 11.1%로 높아졌다.

산업 미스매치 지수, 미스매치 실업률 추이. 한국은행 제공
미스매치 지수는 산업간·직종간 노동이동 제약, 노동시장 비효율성 등에 기인한 마찰적 미스매치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지난해 실업률 상승은 노동시장 미스매치 확대(미스매치 실업률 ‘20.2월 0.45→0.59%p)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 이후 미스매치가 확대된 것은 감염병 충격이 일부 취약부문에 집중된 데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노동시장의 효율성이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노동시장의 미스매치가 확대되면 실업률 상승, 채용 부진, 노동생산성 하락 등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확대되면서 실업률이 상당폭 상승했고 고용 손실도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황수빈 과장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스매치 지수가 크게 상승한 뒤 높은 수준을 지속했던 점으로 미뤄 이번 충격이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에 따라 기업 및 구직자간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하고 인력이 부족한 산업을 중심으로 직업교육을 강화해 산업간 고용재조정을 유도하고 노동생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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