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구 통계 사상 처음으로 '자연감소' 즉, 연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는 현상이 나타났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총출생아 수는 27만 2400명, 총사망자 수는 30만 5100명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인구 '자연증가' 즉, 총출생아 수에서 총사망자 수를 뺀 숫자는 -3만 2700명이었다.
앞서 2019년에는 출생아 30만 2676명, 사망자 29만 5110명으로 자연증가가 7566명이었는데 지난해 결국 마이너스로 반전했다.
연간 국내 인구 자연감소 즉, 마이너스 자연증가가 나타나기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1970년의 자연증가는 74만 8056명이었다.
◇1970년 74만 8056명이던 자연증가, 2020년엔 -3만 2700명
연간 출생아 수의 30만 명 미만 추락과 사망자 수 30만 명 돌파도 역시 사상 첫 기록이다.
통계청은 국내 인구 자연감소세가 앞으로 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수영 인구동향과장은 이와 관련해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로 혼인이 많이 감소해 출생아 감소 여지가 더 있고, 고령화로 사망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019년보다 10.7%나 줄어든 21만 3513건으로, 연간 최저치를 나타냈다.
전년 대비 혼인 건수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는 1997년 -10.6% 이후 23년 만이다. 또, -10.7%는 1971년 -18.9%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혼인 감소율이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3일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가 5182만 9023명으로, 2019년보다 2만 838명 줄었다"고 밝혔다.
◇OECD 최저 합계출산율 0.9명 선도 붕괴, 0.8명대로 주저앉아
국내 인구의 '데드크로스(dead cross)' 즉, 자연감소 시작을 처음 알린 발표였다.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한 당시 행안부 발표에서 지난해 사망자 수는 30만 7764명으로, 출생아 수는 27만 5815명보다 3만 1949명 더 많았다.
합계출산율 즉,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0.9명 선도 붕괴하며 0.8명대로 주저앉았다.
통계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2019년 0.92명보다 0.08명 줄었다"고 밝혔다.
이미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유일한 나라다. 2018년 OECD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은 1.63명이다.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 즉, 대체출산율은 2.1명이다.
◇12월 출생아 수 1만 9576명, 사상 처음 2만 명 아래로 떨어져
통계청은 지난해 기준 5178만 명인 국내 총인구가 2028년 5194명으로 정점을 찍고 이후 감소로 돌아서 2040년에는 5086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월간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보다 7.8% 감소한 1만 9576명으로, 사상 처음 2만 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전년 같은 달 대비 출생아 수 연속 감소 기록은 61개월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합계출산율은 0.75명에 불과했다.
12월 사망자 수는 2019년 같은 달 대비 0.7% 증가한 2만 6899명으로, 출생아 수보다 7323명 더 많았다.
이로써 월간 인구 자연증가는 2019년 11월부터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