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렵도(胡獵圖)는 '오랑캐가 사냥하는 그림'이란 뜻으로, 청나라 황제가 사냥을 즐기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지난해 9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호렵도 팔폭병풍'을 매입해 11월 국내로 들여왔으며, 18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내 궁중서화실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이 병풍은 1952년부터 1987년까지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이화여대 교수를 지낸 캐슬린 제이 크레인 박사가 소장했던 작품으로, 개인소장자가 크레인 박사 유족으로부터 사들여 경매에 출품했다. 이 작품이 언제 어떻게 미국으로 반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호렵도는 병풍 8폭을 하나의 화폭으로 사용해 그려졌다. 병풍 전체 크기는 가로 385.0㎝, 세로 154.7㎝이며, 그림은 한 폭이 가로 44.3㎝, 세로 96.7㎝다.
이번에 환수된 호렵도 병풍 8폭 하단에서는 김홍도의 낙관이 보인다. 하지만 문화재청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김홍도의 화풍은 맞지만 그의 작품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조선 시대 호렵도의 시작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어서 이번 환수가 뜻깊다"면서 "그동안 민화를 중심으로 한 호렵도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고, 전시·교육 등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