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고문화연구회 창립 40년 기념호 '古城' 발간

포항지역 다양한 문화재 새로운 형식으로 소개
'포항의 고려 동종' 연구…학계 큰 관심 받아

40주년 기념호 고성 책표지. 포항고문화연구회 제공
고려시대 동종을 비롯한 포항지역의 다양한 문화재를 소개하고 새롭게 정리한 역사문화서가 발간됐다.

포항고문화연구회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답사 결과 등을 정리한 기념호 '古城(고성)'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고성'은 포항고문화연구회가 지난 40년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포항지역 문화유산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기 위해 만들었으며, 크게 '특별기고'와 '논고', '특별기획'으로 나뉘어 있다.

특별기획에서는 포항지역의 문화유산을 11개 주제로 나누어 조사한 방대한 자료를 소개했다. 특히 '포항의 고려 銅鐘(동종)'은 고려시대 동종의 양식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오어사동종 용뉴와 음통. 포항고문화연구회 제공
책은 우선 보물 제1280호인 '오어사 동종'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1995년 오어지 준설 작업 중에 발견한 오어사 동종은 고려 고종 3년(1216)에 대장(大匠) 順光이 만들었다고 명문에 제작연도가 정확히 나와 있어 포항에 남아 있는 종들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는 조선 현종 8년(1667)에 제작한 보경사 서운암 동종(보물 제11-1호)이 가장 앞서 제작된 종으로 알려졌었다.

포항시 동해면 발산리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는 '영일 출토 고려동종'에 대한 사진 촬영과 실측자료도 공개했다. 이 종은 일제강점기 모로가 히데오가 소장하다가 해방 후 경주박물관으로 옮겨진 뒤, 현재는 국립대구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다.

종의 제작 양식 등을 고려할 때 고려 전기인 11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종이 고향인 포항으로 돌아올 경우 포항지역 종들 중 가장 먼저 제작된 종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사라진 '흥해대사종'에 대한 자료도 담았다. 흥해대사종은 고려 광종 7년(956)에 제작한 종으로 조선시대에 일본 오끼나와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1908년에는 일본 국보로 지정됐지만 1945년 태평양 전쟁 당시 폭격으로 불타버렸다.

현재는 타다 남은 龍紐(용뉴)가 일본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포항고문화연구회는 흥해대사종의 온전했던 옛 사진과 자료 등을 확보해 소개했다.

복원한 흥해대사종. 포항고문화연구회 제공
논고에서는 '신라의 발전과 墓制의 변천에 관한 연구'(최명수), '고려후기 浮屠의 풍수지리적 특성 연구'(왕승호), '한양도성 축성사업 고찰'(최학순) 등을 소개했다.

특별기고에서는 신라문화동인회 등의 일화를 기술하고 신창수 백두문화재연구원 이사장이 신라에 기와가 수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막새의 문양과 제작기법의 변화를 정리했다.

포항고문화연구회는 40주년 기념호 '고성'을 영남지역 문화재연구기관과 대학, 국공사립 박물관, 지자체 문화원과 공공 도서관 등에 무료로 기증할 예정이다.

포항고문화연구회 강호진 회장은 "이 자료들을 통해 고려전기(956년)와 중기(11세기 중반), 후기(1216년)로 이어지는 동종의 발달사를 조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려 동종의 양식 변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책을 펴낸 포항고문화연구회는 지난 1980년 포항제출고문화연구회로 출범해 지난 40년 간 500여 차례의 정기답사와 부정기답사를 실시해 연간 1만 5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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