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경우 3기 신도시 등 이미 발표한 127만 2천 호에다 이번에 추가한 서울 32만 3천 호 등 수도권 61만 6천 호를 합하면 문재인정부에서 무려 188만 8천 호를 공급하게 된다.
여기에 전세대책으로 서울에 공급하기로 한 7만 5천 호도 있어, 모두 더하면 노태우 정부 때 5개 신도시를 통해 공급한 200만 호에 근접하는 규모다. 계획대로 이행된다고 할 때 홍남기 경제부총리 표현대로 '쇼크' 수준의 물량이다.
공급방안도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창의적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민간주도였던 재개발, 재건축 등을 한국토지주택공사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대신 추진하는 '공공정비사업'제도를 도입했다.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 곳에 공공이 직접 참여해 사업 속도를 높임으로써 최대한 신속하게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실현 가능성, 특히 당장 발등의 불인 집값을 잡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가 이날 폭탄 수준의 주택공급물량을 발표했지만 어디에 얼마나 공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한마디로 아직은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한편으로 정부 발표에 놀라면서도 과연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다. 일각에선 선거를 앞두고 집값을 잡겠다는 절박감에서 너무 앞서간 것 아닌가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부동산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시장에 확실한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시장이 수긍할 수 있는 구체적인 후속대책을 신속히 내놓아야 한다. 또한 상징성 있는 시범사업을 발굴해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변 장관은 이날 공급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속도로 고품질의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빈말로 끝나선 결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