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출마가 확정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중론이지만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출마한 우상호 의원은 17일 박 장관을 겨냥해 "출마를 한다, 안 한다는 기사로만 한 달 보름 이상 이어져 온 것이 썩 바람직하지는 않다"며 "결심을 하셨다면 조속히 출마 의사를 밝혀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박 장관이 출마 여부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사이 또 다른 유력 후보군이던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불출마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지난달 13일 출마를 선언한 우 의원 혼자 '나홀로 레이스'를 한 달 넘게 이어가고 있다.
다른 후보군이 눈에 띄지 않자 여권에서는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전 부총리의 출마설이 검토되기도 했다. 김 전 부총리 자체가 좋은 후보군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박 장관의 빠른 결심을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박 장관의 출마는 상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판세가 여권에게 유리하지만은 않은 이번 선거에 불출마 할 경우, 향후 서울시장 선거를 포함한 다른 선거에 출마하더라도 여권 지지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결단이 늦어지고 있는 데는 개각 지연이 가장 큰 몫을 하고 있다.
현직 장관인 박 장관이 개각 결정 여부와 무관하게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언급을 할 경우 문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는 것으로 인식 돼, 자칫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우 2018년 당대표 경선의 유력 후보군 중 한 명이었지만, 자신의 출마 여부가 문 대통령에게 달려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가 당내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공개 사과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선거가 80일 앞으로 다가왔고, 10명에 이르는 야권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이슈 양산에 나선 만큼 조만간 청와대에서도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 장관 측 관계자는 "이번 주가 변곡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조심스레 개각에 따른 출마 선언 시기를 전망했다.
박 장관의 출마가 이번 주쯤 이뤄지는 데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통상적으로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선거를 한 달 정도 앞두고 발생하는 만큼 2개월 정도면 이슈 파이팅에 충분하다는 긍정론이 나온다.
김 전 부총리 등 제3의 후보가 경선에 참여하더라도 상수에 가까운 수준이며, 그 외에 경선 룰 세팅 등도 마무리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돌발 변수 발생의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그 근거다.
또한 야권 주자들 간의 부산한 움직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은 채 천천히 출마를 할 경우 당내 경선과 본선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간 단일화를 놓고 연일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과 비교해 여권 입장에서는 이슈몰이를 할 소재가 상대적으로 적고 아직까지도 후보가 한 명인 점은 좋을 것이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박 장관이 안 대표와의 각종 가상 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나온 여론조사가 없었다는 점도 박 장관이 보다 일찌감치 결심을 해서 맞상대로의 존재감을 부각시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 장관 측 관계자는 "이번 보궐 선거는 구도나 후보, 모든 측면에서 민주당에 쉬운 선거는 아니다"라며 "다만 공식 출마 선언을 하고 나면 지지층이 결집을 하게 될 것이고, 이런 부분들이 여론조사에 반영되다 보면 점차 해볼 만한 구도로 변화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