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아낀다고 검사 제외했는데…동부 女수용자 5명 추가 확진

동부구치소 여성 수용자 5명 추가 확진
3명은 여성 최초 확진자와 함께 생활
나머지 2명은 배식 도우미·옆방 수용자
여성은 줄곧 음성이라며 6차 검사 제외
일주일 '검사공백' 안일 대응 비판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 모습. 동부구치소 집단감염은 지난달 28일 직원 확진자가 처음 나온 뒤, 지난 14일 수용자 가운데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오전까지 누적 확진자는 792명으로 늘어났다. 박종민 기자
서울동부구치소 여성 수용자 가운데 5명이 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이곳 여성 수용자들이 줄곧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로 한 차례 전수검사 대상에서 제외했는데, 이후 확진자가 줄줄이 나오면서 감염 예방에 안일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법무부는 12일 "동부구치소 수용자 8차 전수검사 결과 남성 수용자 2명, 여성 수용자 5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동부구치소 여성 수용자 가운데 확진자는 6명으로 늘었다.

앞서 동부구치소에선 8일 실시된 7차 전수검사 때 여성 수용자 A씨가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번에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5명 가운데 3명은 A씨와 함께 수감돼 생활했던 이들로 파악됐다. 이들은 직전 검사에선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이번에 양성 결과가 나왔다.

나머지 2명 가운데 1명은 배식 도우미로 활동한 수용자 B씨인데, A씨가 생활하는 방에 배식을 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교정당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1명은 A씨의 옆방에서 생활했던 수용자로, 이 방에도 같이 수감된 이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A씨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일주일 동안 방에서 나간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만큼, B씨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여성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수용동에서 B씨가 배식 도우미였던 만큼, 추가 확산 우려도 제기된다.

법무부 측은 A씨가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자마자 이 수용동에 있는 모든 여성 수용자들을 직·간접 접촉자로 보고 1인실에 분리수용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른 수용동에 있는 여성 수용자 250여명도 접촉은 없었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지난 10일 신축 대구교도소로 이송시켰다는 설명이다.

즉각 대응 조치를 취했다는 뜻이지만, 앞서 여성수용자들을 한 차례 전수검사 대상에서 제외시킨 점은 감염 확산의 원인으로도 지적된다. 동부구치소는 5차 전수검사 때까지 여성 수용자는 전원 음성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로 6차 전수검사 대상에서 제외시켰었다. 예산을 아끼겠다는 판단도 깔려있었다.

이에 따라 여성수용자들은 5차 검사(1월2일 실시) 이후 6일 만에 검사를 받은 것으로, '검사 공백' 기간 동안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은데 이번에 현실화 된 셈이다. 법무부는 다만 신축 대구교도소로 이송된 여성 수용자 250여명은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8시 기준 동부구치소를 나온 출소자 3명도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상주교도소 직원 2명도 확진자 집계에 추가됐다. 전국 교정시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12명 늘어난 1238명으로 집계됐다.

기관별 확진 수용자 현황은 △동부구치소 623명 △경북북부2교도소 247명 △광주교도소 16명 △서울남부교도소 17명 △서울구치소 1명 △강원북부교도소 7명 등으로 모두 911명이다. 동부구치소를 포함한 전체 교정시설의 코로나19 사망 수용자는 현재까지 총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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