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이기흥 단일화 실패' 대한체육회장 선거 4파전 양상

이종걸 후보. 연합뉴스
제41대 대한체육회장 경쟁이 뜨겁다.


지난해 12월29일 후보 등록이 끝났다. 재선에 도전하는 이기흥 후보 견제를 위한 반(反) 이기흥 후보 단일화가 실패하면서 4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추첨을 통해 기호 1번 이종걸(63), 2번 유준상(78), 3번 이기흥(65), 4번 강신욱(65) 후보로 결정됐다.

4명의 후보 모두 후보 등록이 끝난 뒤 공식적인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예전과 같이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각자의 공약을 앞세워 흩어진 표심 획득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4명의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

1번 이종걸 후보는 5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대한농구협회장을 맡아 체육계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최근 지방대학 체육종합대학 전환 공약 발표 때 이회택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노민상 전 수영국가대표 감독 등 체육인들이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이종걸 후보는 ▲정부와 소통을 통한 '체육부' 부활 ▲대한체육회의 권한 분산(종목단체와 지방체육회로 이양)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공존하는 상생협력 ▲2032년 서울-평양공동올림픽 유치, DMZ 올림픽평화체육공원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준상 후보. 유준상 후보 제공
2번 유준상 후보도 4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대한농구협회장을 역임한 이종걸 후보와 마찬가지로 대한롤러경기연맹회장, 대한요트협회장으로 일하면서 체육계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유준상 후보는 ▲체육인 일자리 창출과 복지 향상 ▲체육청 신설 추진 ▲엘리트·학교·생활·노인 체육의 유기적 결합 ▲체육인 인성 교육 강화 등 공약을 제시했다.

3번 이기흥 후보는 대한체육회장 직무를 멈추고 재선에 도전한다. 이기흥 후보는 대한카누연맹회장, 대한수영연맹회장을 역임한 뒤 2016년 10월 통합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 체육 수장으로 당선됐다. 지난해 6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출됐다.

이기흥 후보는 ▲체육회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분리 반대 ▲체육인에 특화된 인권 프로그램 개발 ▲생활체육 강화 등을 공약으로 걸었다.

4번 강신욱 후보는 단국대 국제스포츠학부 교수로 4명 중 유일한 체육인 출신이다. 서울대 하키팀 선수를 거쳐 전농여중과 용산고에서 하키부 감독을 지냈다.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를 맡은 경험도 있다.

강신욱 후보는 ▲국민을 위한 대한체육회 ▲100세 시대에 맞는 체육인을 위한 삶의 프로젝트 마련 ▲체육계 (성)폭력 근절 ▲선수와 지도자를 위한 체육회를 약속했다.

이기흥 후보. 연합뉴스
◇이기흥 vs 반 이기흥…단일화 실패는 변수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이기흥 후보와 반 이기흥 후보의 대결 구도다. 이기흥 후보는 대한체육회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분리에 반대하고 있고, 반 이기흥 측은 분리를 외치고 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반 이기흥 측의 단일화 실패다.

이종걸 후보가 출마 선언 하루 만에 강신욱 후보를 지지하면서 출마를 철회했지만, 다시 후보로 등록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유준상 후보와 강신욱 후보도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반 이기흥 측 후보만 3명이 됐다.

큰 틀은 이기흥 후보와 반 이기흥 후보 측의 대결이지만, 사실상 4파전이다.

2016년과 상황이 비슷하다. 단일화에 실패한 상황에서 반 이기흥 측의 표가 세 군데로 흩어진다면 IOC 위원을 겸하고 있는 이기흥 후보가 가장 유력해진다.

2016년 선거에서 이기흥 후보는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33%의 득표로 당선됐다. 당시 박근혜 정부 측이 지지하는 후보로 분류됐던 장호성 단국대학교 총장, 전병관 경희대 교수, 탁구 전설 이에리사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이 표를 나눠가진 덕분이었다.

강신욱 후보. 연합뉴스
한편 선거 운동은 오는 17일까지 진행된다.

대한체육회 대의원를 비롯해 산하 62개 종목 단체, 17개 시·도 체육회 등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2170명의 선거인단이 18일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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