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동선이 보여주는 이주노동자들의 고달픈 베이징 삶

확진자 동선 추적 통해 일상 생활 드러나
출퇴근에 서너시간 허비, 낮에 주업·밤엔 알바
14일중 11일을 17시간 운전한 확진자도
고달픈 삶에 공감표하는 글 검열로 삭제

중국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공항 노동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사진=연합뉴스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비상이 걸린 중국 베이징 당국이 감염경로 파악과 밀접접촉자 선별 등을 위해 확진자들의 동선을 샅샅이 추적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확진자와 무증상감염자들의 동선에서 이주 노동자들의 베이징 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고 있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에서 이주 노동자들의 고단함을 지적하는 글들은 당국의 검열로 삭제되고 있다.

지난 26일 베이징에서 발생한 6명의 코로나19 확진자·무증상감염자는 모두 순의구 난팍신 타운에 거주하는 이주 노동자들이다. 난팍신 뿐만 아니라 순의구 전체 인구 110만 여 명 가운데 절반은 현지인이 아닌 외지인으로 대부분 블루칼라 직업을 갖고 있다.


이 지역의 집단 감염은 푸씨 성을 가진 34세의 남성이 양성반응을 보이면서 시작됐다. 푸씨는 주말에 치러지는 대학원 진학시험을 위해 22일 핵산검사를 받았고 양성반응이 확인된 23일에는 집에서 1400km 떨어진 저장성 닝보로 출장갔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평소에는 집과 사무실 사이 50km를 매일 왕복하며 매일 3시간을 길에서 시간을 보냈고 주말에는 자녀와 함께 조기교육 수업을 듣고 쇼핑을 했다. 그리고 저녁 시간에는 대학원 진학 준비에 몰두했다.

31세의 남성 확진자는 낮에는 무역회사에서 일을 했고 밤에는 택배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32세의 여성 확진자는 주간에는 전기자동차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일을 했고 코로나 확지으로 입원하기 전 14일중 5일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분만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40세의 한 남성은 생계 유지를 위해 14일중 11일을 17시간 동안이나 자동차 운전을 했다.

SNS에는 출퇴근을 위해 서너 시간을 거리에서 허비하는 도시에서는 삶의 숨결을 느끼기 힘들다는 위로와 공감의 글이 올라왔지만 삭제됐다.

2019년 자료에 따르면 베이징은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10대 도시에 들었고 중국 도시중 출근 거리와 통근 시간이 가장 길었다.

올해 베이징 젊은이들은 월 평균 5100위안(약 85만원)을 임대료로 지불하고 있었는데 이는 상하이, 광저우, 전선 등 중국의 4대 도시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베이징의 서민들은 찐빵과 값싼 국수를 주식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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