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밖 감염 현실화…울산 양지요양병원 이틀새 97명 확진

7일 양지요양병원 관련 확진자 58명
요양보호사 가족·지인 4명 확진
울산대병원 잔여 음압병실 33개 불과
생활치료센터 운영키로

7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울산시 남구 한 요양병원 앞에서 소방대원들이 확진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이 병원에서는 이틀간 9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사진=연합뉴스)
울산시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이 병원 종사자 가족으로까지 확산하는 등 병원 밖 n차 감염이 현실화하고 있다.

울산시는 7일 코로나19 확진자가 61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집단감염이 발생한 남구의 한 요양병원과 관련한 확진자는 58명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 병원에서는 지난 5일 울산 222번(요양보호사) 확진자를 시작으로 6일 38명, 이날 58명 등 9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문제는 이날 양성 반응을 보인 58명 가운데 4명은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병원 종사자의 가족·지인이라는 점이다.

시는 요양병원 관련 확진자 97명 가운데 환자를 제외한 병원 종사자 24명의 가족 등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확진 여부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출퇴근을 했던 요양보호사의 가족과 지인 4명이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더구나 해당 병원에서 지난달 30일 퇴직한 요양보호사 10여명이 이달 2일 저녁식사 모임을 했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병원 밖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울산시는 병원 종사자에 대한 역학조사 범위가 광범위한 만큼 각 구·군보건소에 역할을 배분해 확진자 가족 등의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해당 요양병원에서 폭발적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병원 종사자들이 병동을 옮겨 다니며 환자를 돌보는 운영 방식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병원에는 의사 7명,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57명, 요양보호사 23명 등이 근무한다.

이들은 1~3개 층씩 구분된 병동을 이동하면서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또 일주일에 한번 전체 요양보호사 등이 모여 환자들을 목욕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비말을 통한 감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치매나 뇌경색 등의 환자가 많아 마스크 착용률이 절반 정도에 그친 것도 감염 확산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확진 환자 가운데 대부분이 70대 이상 고령인데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은 탓에 중증환자가 대거 발생할 것으로 방역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실제 현재까지 5명이 중증환자로 분류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음압병상 부족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 울산대병원에는 133개의 음압병상이 설치돼 있는데 잔여 병상은 32개에 불과하다.

이에 울산시는 현대차와 협의를 거쳐 다음주부터 경북 경주시 현대차 연수원을 580개 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대차와의 협의를 통해 연수원 사용 승낙을 받은 상태며, 울산·경북 공동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할 방침이다.

또 부산·경남 생활치료센터로 이용되고 있는 경남 사천시 KB손해보험 연수원에도 울산지역 확진자를 이송하기로 협의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요양원은 감염 위험이 높은 곳으로 시설 종사자나 이용자 가운데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몸 상태에 이상이 있으면 무조건 검사를 받고, 출퇴근하는 요양병원 종사자들은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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