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의 상황이 추 장관을 멈춰세웠지만 강행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두 사람 갈등의 봉합책으로 제시된 '동반퇴진' 카드에 윤 총장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징계위원회까지 남은 2~3일 이틀이 최종 분수령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추 장관은 1일 법원이 윤 총장의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하자 "충분한 절차적 권리와 방어권 보장을 위해 검찰총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검사 징계위원회를 4일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며칠새 보인 강행 의지를 한풀 꺾은 것이다.
같은날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추 장관의 직무배제·징계청구에 만장일치로 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여기에 윤 총장의 징계위를 진행할 고 차관은 추 장관의 일방통행에 반감을 보이며 사표를 제출했다. 대다수가 추 장관에게 등을 돌린 셈이다.
이어 "사표를 제출한 법무부 차관에 대한 후임 인사도 조속히 실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오는 4일로 연기된 징계위까지 새로운 법무부 차관이 임명돼 윤 총장의 징계위가 예정대로 열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그러나 징계위가 열릴 경우에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윤 총장 보다는 추 장관에게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러 반대 속에 해임 등 중징계를 의결하면 역풍이 만만찮고, 무혐의나 경징계에 그치면 앞서 직무배제 조치까지 단행하며 밀어붙인 추 장관 자신의 행보가 부정되는 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징계위가 열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징계위가 열릴 가능성이 적어질수록 법조계 안팎에서는 '정치적 해법'이 거론된다. 징계위가 예정된 4일 이전에 대통령이나 총리가 나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을 봉합하는 방법이다. 다만 여기에는 많은 수싸움이 변수로 작용한다.
일단 추 장관은 동반퇴진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날 추 장관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뒤 "(대통령과) 사퇴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선을 그은 대목만으로도 추 장관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냈다.
법무·검찰 내부의 동조에 법원 판단까지 얻은 윤 총장이 먼저 물러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순차적 동반퇴진 역시 윤 총장 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배경이다. 윤 총장 측은 "동시 동반사퇴든, 순차적 동반사퇴든 모두 명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수평선을 달리는 현재 상황이 언제 매듭 지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추 장관과 윤 총장 두 사람 가운데 1명이 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갈린다. 다만 징계위까지 남은 이틀이 파국을 막을 '골든타임'이라는 데는 이견이 적다.
이런 가운데 직무정지가 풀려 대검찰청에 복귀한 윤 총장은 이날 전국 검찰공무원 앞에 보낸 글에서 "여러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며 내부 결속을 다졌다. 추 장관은 징계위 연기 공지 이외에 별도의 추가 입장은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