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한미동맹과 관련한 결의안 2건을 통과시켰다.
두 결의안 가운데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한국계 미국인의 공헌 평가' 결의안은 톰 수오지(민주·뉴욕) 의원이 제출했다. '한미동맹이 상호 이익이 되는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전환한 것을 인정'하는 결의안은 아미 베라(민주·캘리포니아) 외교위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과 테드 요호(공화·플로리다) 의원이 공동 제출했다.
전자에는 SMA에 대해 '상호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다년 체결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후자에는 양국이 진행 중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우선시하고 상호 합의 가능한 조건에 도달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SMA는 보통 다년 협정으로 체결되지만, 지난해 체결된 10차 SMA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인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1년 기한으로 체결해 그해 12월 31일 만료됐다.
한미 외교당국은 2020년부터 적용돼야 할 11차 SMA에 대해 지난해부터 협상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도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지난 3월에 일정 정도의 인상안으로 실무 선에서는 합의에 성공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무산됐다.
그 뒤로 미 당국자들의 방위비 인상 압박은 계속됐다. 최근에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마크 에스퍼 당시 미 국방장관도 시작부터 압박을 가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과거의 미국 대통령들은 관심이 없던 사안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액수를 집요하게 요구했다"며 "이는 두 분(서욱 장관과 에스퍼 장관)이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미국의 인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지난 3일 치러진 대선 결과를 기다렸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이러한 압박이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가 치러지기 전인 지난달 30일 연합뉴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우리의 군대를 철수하겠다는 무모한 협박으로 한국을 갈취하기보다는(rather than extorting Seoul with reckless threats to remove our troops)"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식적인 방위비 분담금 요구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물론 바이든 행정부가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지난달 12일 국정감사에서 바이든 캠프의 입장에 대해 "동맹국 입장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방위비 분담이 이전보다는 증액돼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때문에 일정 부분의 인상은 불가피하겠지만, 동맹을 중시하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기조상 비상식적인 인상 요구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전부터 미 의회가 초당파적으로 한미동맹의 강화를 강조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것은, 새 정부 초반에 SMA의 '합리적인'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