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층과 조사방식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여론조사 신뢰도가 도마에 올랐다.
◇'깜짝 1위' 윤석열…야권 유력 경쟁자 빠진 조사에 '갸우뚱'
윤 총장은 최근 대선주자 후보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여권 잠룡인 이 대표와 이 지사가 각축전을 벌여왔던 점을 고려하면 윤 총장의 급상승은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여론조사 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1일 발표한 결과(쿠키뉴스 의뢰, 지난 7~9일,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여야를 아우른 후보 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윤 총장은 24.7%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22.2%를 기록한 이 대표는 2위, 18.4%인 이 지사는 3위에 그쳤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5.6%)이 4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4.2%)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3.4%) 순이었다.
문제는 범야권 후보 조사에서 2위를 기록한 유승민 전 의원 등이 혼합 조사에선 빠지면서 윤 총장에게 쏠림 현상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한길리서치는 같은 기간 각각 범여권과 범야권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별도 진행했다. 범야권에선 윤 총장(22.6%)이 1위를, 유 전 의원(9.0%)과 홍 의원(7.7%)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후 안 대표(5.6%)·오세훈 전 시장(4.5%)·원희룡 제주지사(2.8%)·황교안 전 대표(2.8%)가 순이었다.
한길리서치 측은 혼합 조사에선 범여‧범야권에서 각각 상위 3명을 추려 넣는다며, 기준은 지난달 여론조사라고 해명했다. 유 전 의원이 지난 10월 조사에선 범야권 4위(8.1%)에 그쳐 이번 혼합 조사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야 상위 6명 추린 집계방식 도마…33%25 달한 야권 부동층
여론조사 업계에선 상위 몇 명을 추려 여야 후보를 혼합해 조사하는 방식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굳이 혼합 조사를 할 경우엔 여야 후보를 모두 넣어서 집계하는 방식이 주로 통용된다.
여야 상위 후보 3명을 추려 진행한 혼합 방식마저도 한길리서치는 총선 이후 실시한 지난 4월과 6월·7월·10월 조사에선 실시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가 윤 총장이 급등하는 국면에 이뤄져 구설에 오른 셈이다.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는 12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윤 총장은 현역 정치인도 아니고 대선 도전 의지를 밝히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윤 총장을 빼면 사실상 야권 정치인 중에선 유 전 의원이 1위로 급상승한 것인데 이를 반영하지 않은 이유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층도 변수다. 이번 범야권 조사에서 '지지 후보가 없다'고 밝힌 부동층(33.5%)은 1위인 윤 총장(22.6%)보다 10%포인트나 높았다. 여야 혼합조사에서도 부동층은 12.9%를 기록했다.
유선전화 비율과 보수층 표본 등 조사 방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오피니언라이브 윤희웅 여론분석센터 센터장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유선 전화의 비중도 최근 나온 다른 조사들에 비해서 큰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길리서치는 유선 전화면접 23%, 무선 ARS 77% 비중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주 한국갤럽의 유선 전화 비율(15%)과 최근 리얼미터의 유선전화 조사 비율(20%)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전체 응답자인 1022명 중에선 50대가 213명, 60대 이상이 311명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50~6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해당 기관의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일부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지율 1위로 주목을 받은 윤 총장에 대해 야권 후보가 아니라고 선을 그엇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은 기본적으로 정부·여당 사람"이라며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이 높은데 윤 총장 정도로 확실하게 소신을 갖고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일반 국민의 지지도가 높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