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지만 연봉은 전국 최고 '신의 직장' 인천관광공사

[연속기획]제 구실 못하는 인천관광공사
인천시 경상전출금 제외하면 매년 수십억 적자
4년 3개월간 시 지원금만 1천억 원 넘어
매출 대부분도 인천시 대행사업
직원 1명당 연봉은 7100만 원 '전국 최고 수준'
"조직 개편 또는 재단 전환 등 대수술 필요"

2015년 인천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재출범한 인천관광공사가 설립 5년을 맞았다. CBS노컷뉴스는 인천관광공사 출범 5년간 인천 관광 산업과 공사의 현주소를 4차례에 걸쳐 되짚고 앞으로 인천 관광 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관광객 유치는 평균 이하, 문화콘텐츠도 부족' 인천 관광 현주소
② '관광공사 없을 때 더 좋았다' 쇠락하는 인천 관광 지표들
③ 만성적자지만 연봉은 전국 최고 '신의 직장' 인천관광공사
(계속)
2015~2019년 인천관광공사 경영실적 현황. (자료=인천관광공사·인천시 제공)
인천관광공사가 재출범 이후 줄곧 만성적자 상황에 시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인천시로부터 수백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하는 등 경영상태는 악화되고 있지만 임직원들에 대한 처우는 오히려 빠르게 개선돼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 경상전출금 제외하면 매년 수십억 적자

2일 CBS노컷뉴스가 2015∼2019년 인천관광공사의 외부회계 감사보고서와 인천시의 회계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종합하면 인천관광공사의 영업이익은 매년 적자다

지난해의 경우 인천관광공사의 매출은 230억 6800만 원을 기록했지만 매출이익은 오히려 –3억 400만 원이었다. 여기에 인건비 등을 포함한 판매관리비 지출 74억 1400만 원을 더하면 지난해 공사의 영업이익은 –77억 1800만 원이다.

사실상 적자지만 공사는 인천시가 지급한 경상전출금 89억 800만 원을 영업외 수익으로 계산해 지난해 당기순이익 13억 6천만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회계처리는 공사가 재설립된 2015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사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록한 영업이익을 보면 2015년 –20억 5700만 원, 2016년 –72억 1900만 원, 2017년 –99억 600만 원, 2018년 –93억 200만 원, 지난해 –77억 1800만 원이었다.

같은 기간 인천시가 지급한 경상전출금은 2015년 52억 8800만 원, 2016년 76억 300만 원, 2017년 84억 4500만 원, 2018년 94억 400만 원, 지난해 89억 800만 원이다. 사실상 인천시가 공사의 이익을 보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2015~2019년 인천광광공사 경상전출금 및 판매관리, 인건비 비교. (단위:백만원) (자료=인천시·인천관광공사 제공)
◇매출 대부분이 인천시 대행사업…지원금도 4년 3개월간 1천억 원 받아

인천관광공사 매출의 대부분은 인천시가 의뢰한 대행사업들이었다. 지난해 인천관광공사의 매출실적을 보면 전체 매출액 230억 6800만 원의 74.4%에 해당하는 171억 5500만 원은 인천시와 각 군·구로부터 의뢰받은 대행사업이었다. 대행사업을 의뢰한 기관의 90% 이상은 인천시였다.

공사 매출 가운데 24.5%인 56억 6200만 원은 공사가 소유한 하버파크호텔을 운영하면서 올린 매출이고, 자체사업 등을 통한 매출은 4억 4100만 원에 불과했다. 매년 공사의 전체 매출 가운데 대행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97.0%, 2016년 94.6%, 2017년 83.7%, 2018년 86.5%, 지난해 74.4%였다.

2015∼2019년 인천시가 매년 지급한 경상전출금은 인천관광공사가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지출한 금액인 판매관리비를 훌쩍 넘어섰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산하 관광공사 중에 경상전출금이 판매관리비보다 더 많이 지급받은 곳은 인천관광공사가 유일하다.

공사 측은 대행사업은 제반비용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게 원칙이고 이를 위해 전출금 등을 지급하는 건 법에서 규정한 정당한 비용 보전금이라는 입장이다.

인천관광공사의 인천시 의존도는 그동안 인천시가 공사에 지급한 전체 지원비 현황을 보면 더욱 잘 드러난다. 인천시가 2015∼2019년 경상전출금, 자본전출금, 대행사업비 등 지급한 지원금은 2015년 74억 2천만 원, 2016년 239억 9400만 원, 2017년 217억 6700만 원, 2018년 258억 4500만 원, 지난해 273억 1천만 원 등이다. 공사가 2015년 9월에 재출범한 걸 감안하면 4년 3개월 동안 1천억 원 이상 지원받은 것이다.

2019년 전국 광역자치단체 관광 공기업별 연봉 현황. (단위:만원) (자료=각 관광공사 제공)
2019년 인천시 산하 공기업별 연봉 현황. (단위:만원) (자료=인천시·각 공기업 제공)
◇직원 1명당 연봉 7100만 원 '전국 최고 수준'…경상지원비는 급여보다 많아

인천관광공사의 경영 상황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임직원들의 처우는 오히려 점점 나아지고 있다. 2015년∼2019년 인천관광공사 임직원 1명당 평균 연봉은 2015년 5458만 원, 2016년 5896만 원, 2017년 6511만 원, 2018년 6960만 원 지난해 7124만 원이었다.

인천관광공사의 연봉은 인천시 산하 공기업뿐만 아니라 전국 관광공사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인천시 산하 공기업별 임직원 1명당 연봉은 인천도시공사 6710만 원, 인천환경공단 6083만 원, 인천교통공사 5607만 원, 인천시설공단 4200만 원 순이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관광공사 가운데 인천관광공사 다음으로 급여가 높은 곳은 경북문화관광공사로 5676만 원이었고, 이어 경기관광공사(5552만 원), 제주관광공사(4412만 원), 부산관광공사 (4388만 원)가 뒤를 따랐다.

인천관광공사의 경영 실적으로 직원 1명의 평균으로 나눠 평가하면 공사의 직원 1명당 영업이익은 2015년 –2211만 원, 2016년 –8111만 원, 2017년 –1억 767만 원, 2018년 –9792만 원, 지난해 –7641만 원이었다.

반면 인천관광공사 직원 1명이 급여 외에 지급받는 평균 경상지원비는 2015년 5686만 원, 2016년 7840만 원, 2017년 8943만 원, 2018년 9315만 원, 지난해 9680만 원이었다. 급여보다 더 많은 경상지원비가 지급되고 있는 셈이다. 인천관광공사가 경영 실적에 반비례한 급여 체계와 경상지원비 수준이 공기업으로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의 직장’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관광공사 측은 2015년 인천도시공사로부터 분리·독립할 당시 직원들의 근무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도시공사와 같은 급여체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빚어졌다고 해명했다. 또 행정안전부의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도 높은 등급을 받아 평가급이 높아진 것도 연봉 상승의 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조선희(정의당·비례) 부위원장은 "인천관광공사의 경영상태는 절대로 건강한 게 아니다"라며 "지방공기업으로써 제 역할을 하기 위한 조직 개혁 개편 또는 재단으로의 전환 등 대수술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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