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으로 산적한 악재를 극복하고 초일류 글로벌 기업이라는 자리를 온전히 지켜내야하기 때문이다.
먼저 대외적으로는,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미·중 무역 분쟁 역시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면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다.
대내적으로는 국정농단 재판에 이어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재판까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 또다시 '사법 리스크'가 걸림돌이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의 경우 재판이 연내에 마무리 될 가능성이 있어 이 부회장은 일단 연말까지는 이 재판에 발이 묶이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내년부터 궤도에 오를 삼성물산 합병 의혹 건이다. 결론까지 최소 2년 이상이 걸리는데다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삼성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어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인 것이다.
여기다 정부여당이 추진중인 '보험업법 개정'도 삼성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물론 사업구조와도 맞물려 있는 이건희 회장의 지분 상속 문제도 신속하게 정리해야한다.
다만 이같은 악재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고 또한 이 부회장이 지난 2014년 부친이 쓰러진 후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어 온 만큼, 그룹 경영에 있어서 당장 급격한 변화보다는 리스크를 하나씩 줄여나가는 '안정'쪽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과 집중'으로 대표되는 이 부회장의 '뉴삼성'에는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과 5G· 6G 등 차세대 이동통신, 바이오, 자동차용 전장사업 등 삼성의 미래 먹거리에 집중함으로써 자연스레 자신의 리더십과 능력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의 도약을 위한 글로벌 경영 활동도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달 네덜란드와 베트남 등 해외 출장을 재개한 이 부회장은 조만간 일본 등에도 다녀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8.1% 증가한 12조 3000억원이라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이 부회장에겐 큰 '자산'이다.
격변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확대나 첨단 산업의 인수합병에도 과감히 나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본인의 '사법 리스크' 등 한치 앞도 가늠하기 힘든 안갯속 국면에서 상속세와 지배구조 문제까지 풀어내야 하는 이 부회장이 '뉴삼성'의 비전을 어떤 식으로 현실화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