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은 검사 유배지?" 검찰 인사 놓고 여야 의원 신경전

대구지검 (사진=연합뉴스)
대구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검찰 인사를 놓고 일부 여야 의원간 신경전이 오갔다.

야당 의원이 "대구지검은 권력비리를 수사하다 좌천한 검사들의 집결지"라고 비꼬자 여당 의원은 정부의 검찰 인사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응수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구고등·지방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윤한홍 국회의원은 "최근 법무부의 검찰 인사를 보니 그동안 권력비리를 수사하다 잘못 보인 검사들이 대구지검 쪽에 많이 집결됐다"며 "부산, 통영 등 영남지방이 검사들의 좌천 지역으로 된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검찰 인사에서 대구지검으로 발령된 검사 4명의 이름을 언급하며 이들이 라임사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조국 일가 비리 사건, 우리들병원 불법 대출 사건 등을 수사하다 대구지검으로 좌천됐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조재연 대구지검장에게 "검찰 내부에서 본다면 이들 검사는 전부 에이스같다"며 "수사 능력이 탁월한 분들이 모였는데 한꺼번에 한 곳에 몰아넣은 이유에 대해 견해가 있느냐"고 물었다.

조 지검장은 "인사권자의 인사에 관한 사항을 현직 검사장이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윤 의원은 "대구는 아무래도 야당의 지지 기반이 강하고 야당 인사가 많으니 야당 인사만 수사하라는 뜻 아니냐"며 "드림팀을 구성해도 되겠다. 검사장은 이렇게 뛰어난 후배들 데리고 있어 든든하겠다"며 비꼬았다.

조 지검장은 "일부 검사 인사 이동이 불이익한 인사가 아니냐는 외부 시각도 있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검사는 모름지기 어디에 있든 최선을 다하고 보람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윤 의원은 조국 비리 사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의 공판 업무를 위해 출장을 다니는 일부 지역 검사의 사례를 언급하며 "조국 수사 등 공판을 제대로 하지 말라는 뜻으로 발령을 낸 것 같다"며 "이들 검사에 대해 특별히 검사장들이 배려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조 지검장은 "대구지검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공소유지를 위해 출장을 가는 검사가 몇 명 있다"며 "공판 때마다 공소유지에 불편함이 없도록 사전 처리를 해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인사로 이렇게 괴롭히는 건 검찰 역사에 남을 것이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했다고 괴롭힌 거라고 본다"며 "이 고통이 오래 가지 않을 거라고 본다. 지역 사건도 소홀하지 않고 공판 업무도 할 수 잘 할 수 있도록 각별히 배려해달라"고 덧붙였다.

다음 질의를 이어받은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국회의원은 정부의 검찰 인사를 두둔하는 발언으로 맞섰다.

박 의원은 "검사 생활을 하면서 인사, 사무 분담 등 보직이 원하는 대로 다 되는 건 아니다"라며 "공직자라는 게 세상 풍파 다 겪어가면서 나라에 대한 충성, 조직에 대한 성실 등 지킬 건 지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조선시대 유배를 가는 듯한 표현을 써서 유감이지만 윤한홍 의원의 평가를 제 입장에선 듣기 거북해서 여쭤본다"며 고검장과 지검장의 입장을 물었다.

장영수 대구고검장은 "대부분의 검사들은 어느 보직에 있든지 주어진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다 노력한다"며 "그런 검사들의 사기가 꺾이지 않도록 기관장으로서 관심과 지원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조 지검장은 "앞서 언급된 검사들이 대구에 내려와서 열심히 의욕적으로 근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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