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현직검사 술접대…강기정 잡아주면 보석 약속" 폭로

16일 '옥중 자필 입장문' 내
"야권 인사에도 수억대 로비"
"檢, 말 맞출 시간 주고 진술 유도"
'짜맞추기 수사' 주장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사진=연합뉴스)
이른바 '라임 자산운용(라임) 환매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자필 입장문'을 통해 라임 수사팀에 속한 현직 검사를 접대했을 뿐 아니라 야당 인사들에게도 억대 로비를 벌였다고 폭로했다.


김 전 회장은 16일 변호인을 통해 발표한 자필 입장문에서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의 주임검사였던 전관 출신 A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을 상대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룸살롱에서 1천만원 상당의 접대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회식 참석 당시 추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소개를 받았고, 실제 1명은 수사팀에 참가했다"며 "올해 5월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도착해보니 접대 자리에 있던 검사가 수사 책임자였다. A 변호사는 구치소 면회 당시 남부지검을 가면 아는 얼굴을 봐도 모른 척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A 변호사가 '남부지검의 라임사건 책임자와 이야기가 끝났다'며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 후 조사가 끝나면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2일 오전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위해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도착, 취재진 요청에 따라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당시 이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혐의 관련 공소 금액을 부풀려서 20년 이상의 징역형을 구형할 것이라는 협박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또한 여당 인사뿐 아니라 야당 정치인들을 상대로도 수억대 로비를 벌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와 관련해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변호사에게 수억 원을 지급했고, 실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에게 로비가 이뤄졌다"며 "(이를 검찰) 면담 조사에서 얘기했음에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오직 여당 유력 정치인들만 수사가 진행됐다"고 적었다.

이어 "당초 두 명의 민주당 의원은 소액이라서 수사를 진행 안 한다고 했다가 윤 총장이 '전체주의'를 발표한 후 당일부터 수사방향이 급선회했고 두 사람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이 인용한 '전체주의' 발표는 지난 8월 윤 총장이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고 밝힌 것을 이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본인은 라임 전주이거나 몸통이 절대 아니다"라며,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원하는 결론을 정해놓고 그 방향으로 유도하는 '짜맞추기' 수사를 진행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김 전 회장은 "검찰이 사건 당사자의 모든 걸 탈탈 털어서 마치 퍼즐 한조각 한조각 짜맞추듯이 수사를 하고 있다"며 "중요 참고인들은 불러서 따로 말 맞출 시간을 주고 진술을 유도하도록 사전에 본인들이 원하는 답을 교묘히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또 조사 당시 수사검사와 다른 의견으로 진술했더니, 자신에게 반말을 하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나도 처음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을 보면서 (조 전 장관이) 모든 걸 부인한다고 분노했는데 직접 당사자가 돼보니 언론의 '묻지마', '카더라'식 토끼몰이와 검찰의 '짜맞추기'식 수사를 직접 경험해보면서 검찰개혁은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입장을 내게 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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