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접은 김승연 회장, 무슨 생각 할까

"포기도 승부수"…향후 행보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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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되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향후 행보에 다시 한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김승연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은 재계 안팎에 큰 화제였다.

포스코와 GS가 제풀에 나가떨어진 것도 그에겐 행운이었지만 어려운 여건속에서 밀어부친 뚝심은 "역시 김승연"이란 감탄사를 낳게했다.

폭행사건으로 은둔의 시절을 보내던 그가 ''돌아온 승부사''로 화려하게 복귀하는 순간이었다.

한화의 인수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일부 우려도 있었지만 ''승부사 김승연''은 거침이 없었다. 재계에서는 또 한번 도약하게될 한화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축배의 시간은 짧았다. 11월들어 세계 경제위기가 더욱 심화되면서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돈줄이 완전히 말라갔다.

내부에서는 인수금액을 너무 높게 써낸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재계의 관심은 이제 한화가 6조 3천억원에 이르는 인수 자금을 독자적으로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 것인지로 옮겨갔다.


김승연 회장은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고 나왔다.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임직원에게 보내는 특별 메시지를 통해 ''''인생의 가장 큰 승부수를 대우조선에 걸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각 사는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절박한 심정으로 상시적인 위기대응 체제를 철저히 구축해나가야 한다''''며 조직내부의 결속에 나섰다.

산업은행쪽으로는 배수의 진을 쳤다. 인수대금 분할 납부, 지분 분할 매입 등의 요구조건을 허용하지 않으면 대우조선을 매입하지 않겠다는 강공책을 들고 나왔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스템 마비라는 초유의 사정을 감안해서 매각 조건을 완화해주어야한다는 것이 한화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산은으로선 매각 인수를 위한 양측의 MOU를 벗어난 융통성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았다. 환경이 바뀐데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국책은행으로서 특혜시비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던 것.

결국 산은이 22일 공식적으로 매각협상 결렬 선언을 함으로써 김회장의 벼랑끝 전술은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김승연 회장은 이행보증금 3천억원을 떼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인수를 포기해야하느냐를 두고 마지막 단계까지 깊게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런 결정도 김승연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포기해야할 때 단호히 포기할 줄 아는 결단은 승부사가 아니면 하기 어렵다는 것.

재계 관계자는 "한화의 이번 결정은 국내 M&A 시장에서 여러가지 교훈을 남기며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제2의 도약을 꿈꿔왔던 김승연 회장의 계획은 백일천하로 끝났다. ''돌아온 승부사''로서 받았던 스포트라이트도 잠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승연회장은 지난 13일 일본으로 떠나 지금까지 현지에서 머물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그룹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며 대우조선 인수 무산 이후 자칫 흐트러질지도 모를 내부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재계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위해 어느 순간에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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