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경이 북한군에 의해 피격 살해된 연평도 공무원의 시신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영해를 침범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남측에서는 지난 9월 25일부터 숱한 함정, 기타 선박들을 수색 작전으로 추정되는 행동에 동원시키면서 우리 측 수역을 침범시키고 있으며 이 같은 남측의 행동은 우리의 응당한 경각심을 유발시키고 또 다른 불미스러운 사건을 예고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발신명의 없이 이날 오전 7시를 전후해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서둘러 발표한 것은 북한 나름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우선 우리 군경의 영해 침범을 주장하면서 서해상에서의 충돌 가능성을 경고하는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공동 조사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영해 침범에 대한 경고와 함께 "우리는 서남해상과 서부해안 전 지역에서 수색을 조직하고 조류를 타고 들어올 수 있는 시신을 습득하는 경우 관례대로 남측에 넘겨줄 절차와 방법까지도 생각해 두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특히 "지난 25일 남측에 벌어진 사건의 전말을 조사 통보했고, 최고지도부의 뜻을 받들어 북과 남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훼손되는 일이 추가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안전 대책들을 보강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보도는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이미 최대한의 조치를 취했고, 앞으로 시신이 발견될 경우 남측에 넘겨줄 절차와 방법을 생각해 두고 있기 때문에 더는 압박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힌다.
영해에 대한 남북의 기준이 달라 실제 우리 군경이 북한 영해를 침범했는지도 의문이다.
우리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기준으로 '등거리-등면적'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나, 북측은 지난 99년 일방적으로 선포한 서해 해상경비계선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영해 침범 주장도 신빙성이 떨어진다.
다만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고 또 "최고지도부의 뜻을 받들어 북과 남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훼손되는 일이 추가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안전대책들을 보강하였다"고 강조한 대목은 눈길을 끈다.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아침 일찍 추가 반응을 내놓은 것은 남측 언론에서 사체 수색 및 공동 조사 제의와 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을 감안해 하루 빨리 경고를 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도의 발신 명의가 없는 것은 전체적으로 이 사안을 군부가 아닌 당 차원에서 다루고 있음을 암시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