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내후년 대선을 계기로 범보수의 외연 확장을 꾀하거나 적어도 거대여당을 견제할 야권 연대를 명분으로 교집합을 찾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지금은 손사래만 치고 있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2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포럼에 강연자로 나와 야권 혁신을 위한 경쟁을 선결 과제로 제안했다.
그는 "정권교체가 가장 큰 관심사이자 목표"라면서도 "지금은 어떤 선거 준비나 통합, 연대를 고민할 수준은 아직 안 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냐"는 표현을 썼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왜 안철수씨에 대한 질문을 그렇게 많이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솔직히 관심 없다"고 언짢은 심기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흡수 합당'의 가능성만 열어뒀다.
안 대표도 "그간 누적된 기득권·꼰대 이미지와 탄핵이 겹친 상황"이라거나 "30~40대의 묻지마식 혐오와 불신"이라는 평가로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최근 정치권 화두인 '공정거래 3법'에서 두 사람의 충돌도 발생했다.
김 위원장이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경제민주화'를 내걸어 찬성하는 법안에 안 대표가 반대하자 내놓은 반응이다.
두 사람은 과거 대선 과정 등에서 인연을 맺기도 했지만, 결별 이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던 김 위원장이 지난 대선 대선에서 안 대표에게도 실망했다는 전언과 안 대표가 김 위원장과 허심탄회하게 정치적 콜라보를 하지 않았다는 후문 등이 전해진다.
제1야당의 비대위원장 자리를 꿰찬 김 위원장이 당내 초선과 원외 인사들을 중심으로 당 장악력을 높여가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듭된 손짓과 거부에도 이들의 결합이 거론되는 이유에는 극심한 인물난과 뭉쳐야 승산이 있다는 범보수층의 여론, 원내 입지가 좁아진 국민의당으로서 안 대표의 등판을 위해 보수층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정치 지형 등이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거듭 러브콜을 보내는 것도 이런 이유로 분석된다. 이날 강연에 앞서 축사를 했던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통합이고, 세력을 넓혀가는 것이기 때문에 같이 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만, 언제 하는 것이 효과가 극대화되는지는 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말씀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비대위원장도 언젠가 연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