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림사가 666개가 넘는 상표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속세를 떠난 스님들이 홍진(紅塵)의 물욕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무술 승려를 보내지도 않았는데…"오해야! 말로 해결하자"
소림사는 지난 1일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의 지적재산권 관리기관이 최근 특허 침해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썬마'라는 업체가 허가 없이 '소림 쿵푸'라는 상표를 무단으로 가져다 썼다는 것이다.
썬마는 지적재산권 침해 통보를 받고 처음에는 온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철수하는 등 잘못을 인정하는듯하다가 소림사 산하기관인 합작사를 통해 허가를 받았다며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를 재개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소림사 측이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자 뭔가 오해가 있었다며 협력사를 통해 소림사와 빠른 시일내에 문제를 풀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이 소식을 전한 중국의 한 매체는 전설적인 소림사 무술그룹인 '18명의 청동 남자'나 '소림 무승'들을 파견하지 않았는데도 썬마 측이 "오해야, 오해"라고 반응했다고 보도했다.
◇23년간 666개의 상표 등록…'소림 소시지' 같은 이미지 훼손 막으려고
가방, 가구, 귀금속, 스포츠 장비, 의류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걸쳐 '남소림', '소림생활', '소림인상(印象), SHAOLIN CHANGONG 등의 상표가 등록 되었다.
소림 상표 신청자가 쑹산 소림사 한 곳만은 아니다. 이번에 썬마와 갈등을 빚은 '소림풍쿠'라는 상표는 중국 상표망에서 28개나 검색되는데 신청자는 산둥의 바이오 회사, 베이징의 연구원 등으로 다양하다.
소림사 측은 666개의 상표 등록을 하게 된 데 대해 소림사라는 이름의 남용을 막고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주장하면서 소림사 이미지가 훼손되면 불교에 대한 감정도 해친다고 덧붙인다.
소림사의 설명이 틀린 것도 아니다. 2004년 이전에는 소림사 앞에만 가면 '소림비방'(소림비법)이나 '소림무승'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1993년에는 소림이라는 상표를 단 소시지 광고까지 등장했었다.
◇속세의 물욕을 버리지 못한 거 아냐?…여론은 부정적
소림사의 명예와 이미지를 지킨다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소림사가 다량의 상표 등록을 한 데 대해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중국 무술 문화의 본질인 소림 문화는 소림사만이 아니라 전 중국인이 소유해야 하는 것 아니냐부터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현재의 지적재산권으로 보호 하려면 걸맞는 혁신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특히 스님들이 홍진(속세)에 미련을 못 버리고 과도한 상업화를 추구한다는 비판도 있다.
18일 현재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666개의 상표 등록에 응한 소림사'(#少林寺回应注册666个商标#)가 1억 1천만회 이상 검색되었다.
◇주지 스님 바뀐 뒤부터 노골적인 상업화
시 주지는 1998년에 중국 불교계 최초의 회사인 허난 소림산업개발(나중에 소림자산운용으로 발전)을 세워 의학, 전자상거래, 출판 등 여러 분야를 다루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명상 용품, 소림 승려 창작품 등을 만들고 이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타오바오에 개장했다.
2017년에 소림사의 연간 관광객이 사상 최고인 350만명을 돌파했는데 100위안으로 계산한 소림사의 입장료 수입만 해도 3억5천만 위안(약 6백억원)이나 됐다. 여기에는 예불할 때 드리는 예물 구입 비용이 빠져 있다.
◇소림사 주지가 알짜인 소림자산운용 지분 80%25 보유
소림사가 사업을 확장하고 명성이 높아지면서 상업화를 주도하는 시 주지는 위태해 보인다. 수백만 위안짜리 자동차를 굴리고 사원 재산을 빼돌렸다는 등 각종 의혹과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소림사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가 소림자산운용이라는 자산관리회사인데 지분의 80%를 시 주지가 갖고 있고 소림사는 10%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소림자산운용은 베이징 샤오시양광건강과학유한공사 등 16곳에 투자했는데 최대 투자액은 1600만 위안, 총 투자액은 8천만 위안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