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죄송하지만 고객님, 추석 연휴 기간 저희 리조트는 예약이 다 찼습니다."
"700개가 다요?"
"네 고객님~"
인기 많은 제주와 부산 유명 호텔들의 예약이 다 찼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강원도로 눈을 돌렸을 땐 이미 한 발 늦은 뒤였다.
결혼한 지 1년 된 신혼부부인 정모(34)씨는 이번 추석에는 양가 방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 부모님 모두 기저 질환이 있는데다 코로나 환자가 거의 없는 지방에 살고 있어 서울에 살고 있는 정씨 부부의 방문을 내켜하지 않았다.
얼떨결에 긴 휴가를 얻은 정씨는 장마로 망친 여름 휴가를 추석 바캉스로 대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씨같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제주와 부산은 물론 강원도까지 웬만한 호텔은 모두 예약이 마감된 상태였다.
정씨는 "장마에 태풍까지 여름휴가때도 집콕해서 이번 추석때는 여행 기분이라도 내려 했는데 다 같은 마음인 것 같다"며 속상해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방역당국이 추석 연휴 고향 방문 자제를 요청하자 여행객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호텔과 리조트는 물론 항공편 예약률도 성수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이번 추석 연휴에 20만 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여름 성수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항공편 예약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연휴 기간(9월 30일~10월 4일) 김포~제주행 비행기 예약률은 70%를 기록하고 있다.
연휴 기간 여행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역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지난 11일 야외 골프장뿐 아니라 렌터카 대여소 등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설 확대' 제주형 특별방역 3차 행정조치를 내렸다. 또 여행객이 찾는 주요 미술관 등에 대해 다음달 5일까지 운영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강원도도 28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지정하고 유흥시설, 노래방 등 코로나19 확산 고위험 시설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여행객이 모이는 호텔, 리조트 관광시설도 도 차원에서 방역 활동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추캉스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3살 아이를 키우는 주부 최모(40)씨는 "추석에 고향을 방문하지 말라는 건 이동하지 말라는 건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며 "추석 지나고 코로나가 더 번져서 2.5단계로 다시 가면 어떡하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직장인 김모(45)씨도 "작년부터 마음 놓고 밖에 나가서 놀지도 못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냐"며 "광화문 집회도 그렇고 생각 없는 어른들 때문에 아이들만 피해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하반기에 남아있는 당장의 큰 리스크는 추석 연휴"라며 "추석 연휴 기간동안 친지 방문이나 여행 등 이동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