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손길이 제대로 닿지 않는 곳이 허다해 수재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 미호천변에서 쌈채소 농사를 짓는 정 모(70·여)씨는 언제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릴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 씨는 폭우에 하천 제방이 유실되면서 최근 닷새 동안 두 번이나 660여㎡ 비닐하우스 16동이 지붕까지 침수되는 피해를 입어 농사를 망쳤다.
정 씨는 "작물은 건질 게 없다"며 "트랙터가 들어가서 일을 해야하는데 땅이 마르려면 한참 걸려 앞으로 석달은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유실된 제방은 아직까지 물에 휩쓸려 무너진 그대로다.
진천군이 지역 중장비 업체의 장비를 모두 동원해 응급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 장소가 워낙많아 이곳은 우선순위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마을 뒷산이 무너져 5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음성군 삼성면 용대리에서는 이날 비교적 젊은 마을 주민들과 공무원 등 10여 명이 쌓인 흙을 치워봤지만 끝이 보이지 않았다.
이 마을은 이날 자원봉사자나 군 장병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음성 삼성면사무소 관계자는 "복구인력은 군청에 요청을 하거나 자원봉사센터에서 따로 연락이 오면 복구현장에 배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력이 필요인원에 턱없이 모자란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언제 또 물폭탄이 떨어질지 몰라 작업시간도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장비 부족에 일손까지 달려 수해현장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