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합동참모본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김씨가 강화도 연미정 인근에서 한강으로 입수한 뒤 헤엄을 쳐 북한 땅에 도착하기까지 군 감시카메라에 5번, 열상감시장비(TOD)에 2회 등 모두 7차례 포착됐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김씨가 연미정 인근에 모습을 드러낸 초기 상황에서 위병 초소 감시병 등의 실제적인 대응 조치가 없었고, 이후 군 감시체계의 작동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배수로에는 이중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긴 했지만, 많이 낡고 훼손되어 있어서 한 사람이 충분히 통과할 수 있는 여건이었다는 설명이다.
한강에 입수한 김씨는 조류를 이용해 헤엄을 치기 시작해 무인도인 김포 유도(留島) 인근을 거쳐 개성시 개풍군 탄포 지역 강기슭에는 새벽 4시쯤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참은 김씨의 월북 과정은 군의 근거리 및 중거리 감시카메라 5회, 열상감시장비(TOD) 2회 등 총 7차례 포착됐다고 밝혔다.
월북 상황을 복기해보면 김씨가 택시에서 내린 뒤부터 배수로로 이동하는 16분 동안이 가장 중요한 시점임을 알 수 있다. 김씨는 배수로에 도착한 뒤 10분만에 한강에 입수한다.
합참은 이어 "군 감시장비 전문가가 출발지점과 시간을 특정한 뒤 조류예상 이동경로 등을 근거로 녹화영상을 수 차례 반복 확인해 다양한 부유물 속에서 영상을 식별해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배수로로 이동해 한강에 들어가는 초기 상황에서 특이점이나 의아스러운 점을 느끼지 못하고 실제적인 대응조치가 없었고, 결국 이후 군 감시 장비에 포착되기는 했지만 식별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특히 김씨는 월북 전에 현장을 방문해 지형 정찰 등 사전 준비를 치밀하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월북 하루 전인 17일 오후 6시 30분에서 7시 40분 사이에 김씨가 교동도와 강화도 해안도로를 방문한 정황이 검문소 및 방범 CCTV를 통해 확인됐다. 이 때 월북을 위한 구체적인 방업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합참은 전 부대 수문과 배수로를 일제 점검해 경계취약요인에 대한 즉각 보강대책을 수립하겠다고 했지만, '뒷북 대책'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합참은 탈북민 월북 사건에 대한 검열 결과에 따라 해병대 사령관과 수도군단장을 엄중 경고하고, 해병 2사단장을 보직 해임하는 등 관련자를 징계위에 회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