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위원장 : "지금 당신은 어디에 가 계신 거예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4선의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과 법사위원인 초선 비례대표 미래통합당 조수진 의원이 29일 부동산 입법 처리를 두고 아수라장이 된 법사위 회의장에서 주고받은 설전이다.
조 의원이 민주화 운동권 전력을 거론하며 의사 진행 방식에 항의하자 나온 윤 위원장의 발언은, 역시 조 의원의 기자 시절 이력을 겨냥한 응수로 보인다.
조 의원의 별명은 '동교동계 수지'였다고 한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기자 시절 민주당 계열을 출입하면서 자연스럽게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동교동을 출입하게 됐는데, 제 자랑이지만 당시 정말 잘했다. 당시 제일 인기있는 연예인이 수지라서 그런 이야기가 붙었다"고 했다.
DJ계 마지막 세대인 윤 위원장이 동교동계의 각별한 애정(?)을 받았던 조 의원의 미래통합당 행을 비꼰 발언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조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예, 예…그래서 여기가 민주당 맞습니까? 이러려고 법사위원장 가져가신 겁니까"라고 따졌다. 거대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과 밀어붙이기식 법안 처리를 비판한 반론이다.
윤 의원은 1980년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과 이른바 서울대 프락치 사건의 폭행 주동자로 지목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전대협 출신 의원들의 운동권 선배로 평가된다.
그는 한광옥 전 의원과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5년 정계 복귀를 하며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할 때 합류했다. 김대중 정부 때 행정관도 지냈다. 열린우리당 때도 DJ계로 분류됐다.
지금은 민주당 사무총장이자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윤 위원장과 비례 공천을 받아 통합당에 몸담고 있는 조 의원의 설전에는 동교동계로 얽힌 각자의 사연이 있던 셈이다.
조 의원은 21대 국회 초반 미래한국당 대변인을 맡으면서 막을 내리는 20대 국회에서 떠나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유인태 사무총장을 향해 '봉숭아 학당', '엽기 수석'이라는 표현을 담은 글을 썼다. 조 의원은 "당적과 관계없이 기자 시절 오랜 취재원이었던 두 분의 퇴장에 인간적인 아쉬움을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