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매장 무인화 바람…명암은

자급제폰 증가에 코로나發 언택트 문화 확산…통신사, 무인 판매점 확대
불완전 판매 근절 기대되지만 고령층 등 취약계층 불편 우려도

오는 10월 서울 종로구에 문을 열 예정인 LG유플러스 언택트 매장에 비치될 키오스크의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이동통신사 판매점을 떠나고 있다.

어느 통신사에서든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인 자급제폰이 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오프라인 판매점 이탈에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시장 흐름이 바뀌면서 통신사들도 무인화 매장을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 통신3사, 앞 다퉈 무인 판매점 확대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기) 등을 활용한 무인 판매점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10월 서울 종로구에 '언택트 매장'을 열 예정이다. 해당 매장에서는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이 요금제 탐색부터 상담, 휴대폰 개통을 전부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다. 유플러스는 오는 9월까지 유심(USIM) 무인판매와 셀프 고객서비스(CS), 고객경험관리 등의 기능이 있는 키오스크를 개발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요금조회나 납부, 요금제 변경 등 업무도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도 오는 10월 서울 홍대에 무인으로 운영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장한다. 고객이 키오스크를 통해 요금제와 단말기를 선택해 수령하고 유심 개통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셀프 개통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돕기 위해 상담원과의 '화상상담'도 제공된다.

KT는 서울 등 대도시 직영매장을 중심으로 고객이 요금수납·번호이동·서비스 가입을 할 수 있는 '셀프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KT는 직원 대면 없이 고객이 자사 유·무선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언택트존' 운영 매장을 현재 약 300개점에서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통신3사는 온라인으로 휴대폰 주문을 하면 단말기를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 '호갱' 근절 기대…디지털 취약계층 불편 가중은 과제로

(사진=SK텔레콤 제공)
스마트폰 유통 구조의 변화는 선택약정할인율 인상과 자급제 스마트폰 증가 경향에 코로나19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1년 또는 2년간 의무 사용하기로 하고 통신요금을 할인받는 선택약정할인의 할인율은 2017년 20%에서 25%로 올랐다. 2018년부터는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 정책에 따라 플래그십 제품도 확대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자급제폰 구매 비중이 11.8%로 전망된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로 대면 유통시장이 축소된 것도 중요한 변화다. 한 때 4만 곳에 육박했던 휴대폰 판매점은 현재는 2만 곳에도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 매장 무인화로 사람이 아닌 기계로 정형화된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지면서 이동통신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호갱(호구+고객)'이 줄어들지 주목된다. 일부 사업자들이 고액의 요금제와 불필요한 부가서비스 등을 가입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다만 정보통신기술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령층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령층이 오프라인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교체할 때 전화번호나 사진 같은 데이터 이전을 지원하는 등 휴대폰 매장이 제공해온 서비스가 있어서다. 지난 3월 발표된 '2019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 대비 64.3%였다.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무인매장 확대는 불완전 판매로 인한 문제나 과도한 마케팅 등의 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키오스크 조작 등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에게는 무인매장 확대가 불편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한 디지털 디바이스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통신사들이 고령자 전문매장 등을 보완책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숫자가 매우 적어 형식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통신사들의 추가적인 보완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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