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정대면한 김태우 "현 정부 측근 감찰 전부 묵살됐다"

3일 조국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작심비판 "조국이 감찰 중단"
법정서 男 방청객 조국에게 "안 부끄럽냐"며 소동 부리기도
조국 "검찰 막강한 권한 남용, 법원만이 통제가능"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감찰은 중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에 대한 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감찰무마 의혹의 폭로자이자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출신인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수사관은 지난 19일 3차 공판의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수원지법에서 진행 중인 재판이 있어 불출석했다가 이날 다시 소환됐다.

김 전 수사관은 법정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을 만나 "이 사건(감찰무마 의혹)은 조국 전 장관이 직원을 개인 소유물처럼 마음대로 휘두른 것이다"며 "실무진들이 유재수 전 부시장에 대한 비리 증거를 포착하고 조사했지만 조국 전 장관은 감찰을 중단하고 수사이첩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건영(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김경수 등 대통령의 측근이 조국에 청탁을 했다는 점은 공소장을 통해 확인됐다"며 "조 전 장관이 '친문실세'들에게 잘 보여서 출세에 도움을 받은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전 수사관은 법정에서도 조 전 장관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도 특감반원으로 근무했다며 "당시 민정수석은 검사장 출신이 와 검찰처럼 여야 가리지 않고 '나쁜 놈은 패야지'라는 인식을 심어줬고 그레서 자부심을 갖고 일해 전 정권 때는 실적이 많았다"면서 "그런데 현 정부 특감반에 오니 유재수 같은 정권과 친한 사람은 다 킬(묵살)이 됐고 너무 분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찰이 무마가 아니라 종료라는 조 전 장관 측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감찰 건은 어디에도 이첩이 최종결정된 것이 없고 감찰이 종료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전 수사관의 증인신문 중 잠시 법정이 휴정된 사이 방청객이 조 전 장관에게 시비를 거는 소동도 있었다. 이 방청객은 조 전 장관에게 다가가 "국민이 다 보고 있어요. 안 부끄럽습니까"라고 소리쳤고 조 전 장관도 불쾌한 듯 큰 소리로 "귀하의 자리로 돌아가세요"라고 맞받았다.

한편 이날 조 전 장관은 법정에 출석하며 검찰 수사 관행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은 막강한 권한을 남용해 왔으며 표적수사, 별건수사, 별별건수사,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 등의 용어가 회자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며 "누구를 언제, 무슨 혐의로 수사하고 어떤 죄명으로 기소할 것인지를 재량으로 결정하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치권과 언론을 이용하는 일이 다반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검찰의 권한 남용을 통제하는 장치는 미미하고 지난해 말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하긴 했지만 발족까지는 아직 험난하다"며 "현재 검찰의 권한 남용을 통제하고 시민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법원이며 법원이 이같은 역하을 충실히 수행해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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