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동북권 상업·경제 중심지로 탈바꿈"

[자치구25 릴레이 인터뷰] 민선7기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청량리4구역 재개발 본격화…최고의 교통 중심지로 거듭날 것
코로나19 사태로 재난대응 역량 중요해져…권한재정 이관해야
'서울대표도서관' 유치, '평생교육도시' 선정 등 지식도시로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CBS노컷뉴스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동대문구 제공)

코로나19 세계 대유행과 국민의 요구가 결집된 4.15 총선 결과로 기초지방정부의 역할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CBS노컷뉴스는 자치분권 시대를 향한 높아진 주민 참여 의식, 코로나 방역, 혁신적 주민복지 등 지역 현안 해결사를 자처한 서울시 25개 자치구청장의 민선7기 반환점을 맞아 전반기를 평가하고 후반기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민선 5·6·7기 내리 구청장에 오른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가장 먼저 내세운 성과는 청량리4구역 재개발과 같은 대규모 지역개발 사업이 아니다. 지난 민선5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강화해온 지역 취약계층 돌봄 '보듬누리사업'과 구민들의 웰빙·건강 트렌드에 맞춘 '배봉산 둘레길'과 같은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구정들을 앞세웠다.

'후덕한 풍모'와 '느긋한 말걸음'과 달리 유 구청장의 배경은 남다르다. 전남 나주 출신으로 동아대 재학 중이던 1980년 보안사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으며 민주화운동에 발을 디뎠다. 1985년부터 동대문에 터를 잡은 그는 민주화추진협의회 선전부장과 민주당 당내 주요직을 맡으며 민주당 계열 거물급 정치인들과 인연을 넓혀나갔다. 측근 인사들은 유 구청장의 전화에 더불어민주당 등 폭넓은 민주계 인사들이 한걸음에 반긴다고 귀띰했다.

2010년 민선5기부터 줄곧 동대문구청장을 지내온 그의 풀뿌리 세월은 현실정치를 뒤에 두고, 지역 구민들의 민생을 앞에 두며 남은 임기 2년의 걸음을 오롯이 이어가고 있다. 임기 후반기로 달려가는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을 CBS노컷뉴스가 만났다.

- 민선7기 지자체 출범과 구청장 취임 2년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2년의 구정을 평가한다면?

= 단순히 지난 2년 만 돌아볼 수 없고, 민선5·6·7기를 연속해서 이어오면서 다양한 일들을 지속해온 사업과 새로운 사업들을 함께 볼 수 있을 텐데, 지속 분야의 경우 무엇보다 어려운 취약계층 돌봄인 보듬누리사업을 들 수 있다. 주민들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노인, 중증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 지역 취약계층에 재능기부를 하는 희망복지위원회를 발족해 세심하게 보살피고 개발‧도시재생사업으로 쾌적한 생활환경도 조성하고 있다. 재능기부 참여 구민이 1500여 명에 달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

최근에는 구민들의 웰빙‧건강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배봉산 둘레길을 조성‧개통했는데 2013년부터 약 8년에 걸쳐 마무리가 됐다. 산책과 휴식공간으로 각광받으며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의미 있는 사업으로 꼽을 수 있겠다. 지난해 북카페, 공동육아방 등을 갖춘 배봉산숲속도서관을 완공해 운영 중이며, 전농동에 서울대표도서관 유치도 확정지은 바 있다.

우리 지역은 전통시장이 밀집해 있어 지역 특성에 맞게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현대화를 진행 중인데 약 50% 이상 진척됐다.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거듭나도록 남은 기간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거리가게 허가제를 통해 혼잡한 거리를 정비한 것도 아주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하반기에 청량리 교차로 일대를 비롯한 지역 내 거리가게 78개소를 정비했다. 무질서하던 거리가게 판매대를 규격화해서 주민들이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도 친절, 청렴, 소통, 안전을 바탕으로, 구민들의 눈높이에 맞고 구민들의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도록 남은 임기 주마가편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동대문구 제공)

- 갑작스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례 없는 삶의 변화가 올 것이라고 한다. 주민 생활의 가장 근접에 있는 구청장으로서 이번 코로나19 사태, 포스트 코로나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 우리 동대문구는 지난 1월 창궐하기 시작한 이래 5개월째 대응하고 있는데, 2~3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확진자 동선을 추적하고 접촉자를 찾아내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PC방 집단감염, 다시 교회로 옮겨가는 등 초기 많은 접촉자와 감염자가 나왔지만 구청 앞마당을 정비해 음압텐트 추가 설치 등 검사역량을 확대하고 집중방역을 통해 추가 확진에 대처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이태원발 재확산에도 능동대응을 할 수 있었다.

이제 코로나19의 확산 상황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생활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누구는 2~3년 더 이어질 것이다, IMF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다 하는데, 그렇게까지 아니겠지만 후유증은 있을 거로 본다. 특히 기업, 소상공인 등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주체들에게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하고 있고, 정부와 서울시 차원의 지원과 별개로 구민 틈새 지원을 강화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가 안내하는 생활 속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일상으로 조금씩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대한민국 민주사회의 역량과 주민의 참여의식이 높아지면서 지자체의 자치역량과 분권에 대한 수요 또한 높아지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장들도 자치분권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안다. 구청장이 생각하는 분권의 핵심은 무엇이고, 이것이 주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가

= 자치분권이 매우 중요한 이유는 특히나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위기상황에서 지자체가 현장에서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권한과 재정권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코로나19 상황에서 확진자 동선 파악 및 조사를 위한 역학조사관은 서울시가 운영하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인 25개 자치구에 다 대응하기 어렵다. 이런 정도는 자치구에서 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이 재정권이다. 선진국을 보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5:5로 예산권을 배분한다. 그런데 현재의 약 8:2 구조는 위기 대응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고 법개정에 발이 묶여 중앙정부와 서울시만 바라봐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6:4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지역주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지방정부가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개정돼야 한다. 지방자치가 실시되지 않았던 1987년도에 만들어진 헌법 체제에서 지방자치가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지방분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풀뿌리 지방자치가 더 늦지 않고 지역에 온전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새로 시작된 21대 국회에서는 헌법 개정을 보다 적극 추진해 주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면 우리 국민들의 삶도 확연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CBS노컷뉴스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동대문구 제공)

- 오랜 숙원이었던 청량리4구역 일대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됐다. 교통량도 늘고 구도심의 주변 환경 개선에 대한 주민들의 고충 토로가 많았는데, 동대문구는 이번 재개발로 청량리 일대가 서울 동북권 교통·상업·주거·문화의 랜드마크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청량리4구역은 2022년 완공을 목표로 대형 주상복합건물이 건설되고 있다. 청량리역 바로 옆에 지상 200m 높이의 65층 규모 주상복합건물 4개 동과 호텔, 백화점, 공연장 등을 갖춘 42층짜리 랜드마크 타워가 들어서게 된다. 인접한 옛 동부청과시장 자리에도 최고 59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 4개동이 들어선다. 아울러 기존 왕십리역까지만 운행되던 분당선이 청량리역까지 연장 운행되고 있어 청량리에서 강남까지 20~25분이면 이동이 가능해졌다.

인천 송도~용산~청량리~남양주 마석을 잇는 GTX B노선, 양주~청량리~삼성~수원을 잇는 GTX C노선이 건설 예정이고,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서울 강북횡단선(목동~청량리)과 면목선(청량리~신내동)이 건설되면 서울 동부와 서부가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국토부 국가교통위원회에서 이르면 이달 중 최종 승인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성동구 왕십리역을 출발해 우리 구 제기동역, 고려대역을 지나 노원구 상계역으로 이어지는 동북선도 공사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업들이 마무리되면, 청량리역은 최고의 교통 중심지로 거듭나게 되고,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한 우리 동대문구도 서울 동북권의 상업‧경제 중심지로 탈바꿈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올해 동대문구 예산편성이 6400억원 규모다. 작년보다 12.4%25 증가한 수치인데, 역시 코로나19로 많은 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에게 중요한 보육·교육·복지 등 주력 사업 추진에 어려움은 없나

= 코로나19로 인해 대외적인 활동에 제약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직접적인 대면이 잦은 보육, 교육, 복지 분야는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우리 구는 지난 4월 지역 내 유치원, 초‧중‧고교에 면 마스크 3만4740장과 안전필터 34만7400장을 선제적으로 배부하고 5월에는 초‧중‧고교 학생들을 위한 식재료꾸러미 사업비와 학교 방역비 총 5억여 원도 지원한 바 있다.

동대문진학상담센터, 동대문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동대문구교육비전센터 등과 연계해 학생과 학부모, 학교를 위한 다양한 학습‧진로‧진학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라인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영향이 큰 고등학교 3학년생 학부모들을 위해 ‘학부모 진학교실’ 강의, 게시판 온라인 상담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전문 컨설턴트 화상 컨설팅’도 실시하고 있다. 진로문제를 고민하는 교사와 학생들을 위해 ‘진로 수업 영상’, 유튜버 ‘향기온리’와 협업해 체험형 ‘방구석 교실’, 오라인 채팅을 통한 진로상담 등 비대면 서비스에도 집중하고 있다. 아이와 부모가 집 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비대면으로 장난감을 빌려주고 다양한 놀이가 가능한 놀이키트도 제공한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사진=동대문구 제공)

-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 등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동대문구에는 약령시장 등 20개 전통시장이 있고, 다양한 소상공인들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어디서 찾고 있나

=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많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를 위해 경제적 지원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확진자 방문에 따른 휴업으로 영업을 하지 못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및 가맹점 사업자를 위해 휴업기간 발생한 임대료 및 인건비를 업체당 최대 195만 원까지 지원하는 등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학원·교습소, 다중이용시설 등 지원에 나섰고, 관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게 경영 안정을 위한 자금 및 은행융자금 이자 지원, 영세상인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착한 임대료 인하 릴레이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올해 첫 추경으로 425억 원도 편성해서 구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83억 원 △검체 검사, 방역 등을 위한 재난관리기금 20억 원 △소상공인‧자영업자 융자 지원 확대를 위한 중소기업육성기금 35억 원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 이외에도 지역 기반시설 및 환경개선 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 75억 원 등이 반영돼 있다.

- 최근 교육부의 ‘평생교육도시’ 지자체에 선정됐다. 청년부터 중년, 노년까지 전환기 대상 전환학습 프로그램으로 ‘평생학습 인생의 사계’를 기획했는데, ‘우리동네 ON통(通) 연구소’ 등 독특한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 우리 구가 교육부에서 실시한 ‘2020년 지역 평생교육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에서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평생학습을 통한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지역 평생학습 기반 구축을 위해 매년 우수 지방자치단체를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다.

△평생학습관 건립 △평생교육사 배치 △평생교육 중장기 종합계획 수립 등 평생학습 기반 구축, 평생학습 관련 예산 증액 등 그동안 우리 동대문구가 평생학습 활성화를 위해 기울여 온 노력들을 인정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구는 평생학습도시 선정으로 확보한 국비 5600만 원을 △평생학습 인생사계 △맞춤형 평생학습 △‘D.learning mall’ 운영 등 다양한 사업 추진 및 지역 평생교육기관 간의 네트워트 강화 등 지역 평생교육 저변을 확대하는 데에 적극 투입할 계획이다.

구청장이 말한다!
"서울 랜드마크 도서관 될 '서울대표도서관' 유치"

= '서울대표도서관'은 동대문구 전농재정비촉진지구 내 부지에 총면적 3만5000㎡의 세계적인 규모로 세워진다. 2021년 국제 설계공모,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총 사업비 2252억 원이 투입된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의 수집 및 제공 △첨단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 운영 △어린이를 위한 미래직업 체험 공간 운영 △지식정보 공유 및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신기술 개발 지원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미래 지식정보 및 활동 공간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동시에 ‘서울’에 관련된 연구와 출판 활동을 지원하는 ‘서울정보’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도서관을 찾는다면, 동대문 도서관"

= 주민들이 집에서 멀리 떨어진 도서관을 찾아 가느라 긴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출퇴근이나 장을 보러 오가는 길에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배봉산 입구에 ‘배봉산 숲속도서관’을 개관했다. 지상 2층, 총면적 527.51㎡ 규모다. 1층에는 공동육아방과 관리사무소, 개방화장실이, 2층에는 북카페형 도서관이 들어섰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 1일 기준, 평일 800여 명, 주말 12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구청 1층 로비에도 도서관을 조성했다. 현재 임시 개관을 해서 운영 중인데, 주민들께서 책도 읽고 따뜻한 차 한잔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울러 이문어린이도서관, &라운지 작은도서관, 장안마루 작은도서관 등 지역 8곳과 13개 동주민센터에 작은도서관을 운영 중이고, 민간이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에도 지원을 하고 있다.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이 ‘2019년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 공공도서관 부문에서 전국 공공도서관 1038곳 가운데 영예의 1위를 차지하는 등 운영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동대문에 오시면 도서관을 찾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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